(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국민타자는 팀의 연승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부임 직후부터 강조했던 수비에서 기본기 부족을 드러내면서 선수단에 조금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2차전에 앞서 잠을 잘 잤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전날 경기를 보시지 않았나. 뒤에는 악몽이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우리가 집중력이 부족했다. 9점 차로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셧아웃으로 그냥 끝났어야 하는 게임이었는데 우리 약점이 드러났고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21일 KT를 10-6으로 꺾고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연승과 함께 단독 3위로 올라서면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끝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10-1로 여유 있게 앞서가던 8회초 순식간에 5실점을 하면서 불펜 소모가 예상보다 더 컸다. 승리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 6개를 잡기 위해 4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화근은 실책이었다. 8회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이승진이 KT 선두타자 알포드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출루로 이어졌다.
이승진은 이후 제구 난조 속에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신본기에 헤드샷 사구로 실점 후 퇴장당하면서 두산 벤치가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두산은 급히 고봉재를 투입했지만 류현인에 2타점 적시타, 문상철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스코어가 10-5로 좁혀졌다. 고봉재가 송민섭에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또다시 2사 만루가 됐고 바뀐 투수 김명신까지 알포드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며 밀어내기로 10-6까지 추격당했다.
이 감독은 결국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필승조 박치국 카드까지 빼들었다. 박치국이 대타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길고 길었던 8회초 수비가 끝났다. 박치국은 이후 9회초 KT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 감독은 "한화와의 주중 대전 원정 3연전에서는 실책이 하나도 없었고 계속 수비가 좋아지고 있었는데 (전날은) 그런 실책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실책을 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열심히 하다가 불규칙 바운드나 판단 미스가 나올 수 있는데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투수들이 공격적이지 못했고 실점 과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전날 정철원, 홍건희가 캐치볼을 했다. 완전히 쉬게 해줬더라면 오늘 컨디션이 더 좋았을 텐데 복기를 해보면 전날 내용이 다 아쉽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