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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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아전기의 감미로운 목소리, 김수정을 만나다

기사입력 2005.07.30 09:11 / 기사수정 2005.07.30 09:11

정대훈 기자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언제나 듣는 인사지만 이번 만큼은 뭔가 색다른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 인터뷰였기에 그녀에 대한 인상 파악이 무척이나 신중했다. 일단 그녀의 첫 인상은 무척이나 밝은 듯 하면서도 얼굴 한 구석 어딘가에선 기자에 대한 인상을 파악하는 듯한 눈빛이 가득했다. 하긴 오늘(22일) 이 인터뷰를 잡는 데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던가?
 
오늘 기자가 만날 그녀는 요즘 한창 제대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루니아전기'의 메인 테마곡을 부른 김수정 양이다. 기자도 남성인 만큼 오늘 만날 당사자에게 조금은 점수를 따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에 운을 띄워보았다. "생각했던 만큼 미인이시네요!" "그래요? 감사합니당~ 홍홍"
 
이런!!! 인터뷰 시작한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개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외로 성격이 무척 소탈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제가 원래 컨셉잡는 데 10분 걸려요^^ 10분만 지내면 정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게 제 성격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정말 본 기자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털털한 성격의 여성분을 만난 게 얼마만이던가? 이래저래 인사말을 나누다보니 그녀의 자기 소개조차 듣지 못한 걸 깜빡해버렸군. 겜티즌 독자분들에게 무례아닌 무례를 범해버린 만큼 제대로 된 그녀의 프로필을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전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정이라고 합니다." 뭔가 독특한 프로필을 기대했던 기자는 순간 무념무상 상태로 돌입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일단 화제를 돌려 그녀의 음악 성장기를 물어보았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합창부나 중창부 활동을 하거나 아카펠라를 하는 등 계속 음악을 좋아해왔어요. 지금도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밴드라던지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학교 다니랴 스튜디오에서 연습하랴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확실히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음악 사랑은 지극한 것 같다. 이쯤되면 서로간의 인상이 완전히 파악될 시간 아닌가? "이래저래 음악과 관계를 맺다보니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제가 지방에서 학교를 다닐 때 뮤지컬이나 동아리 활동들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루니아 메인 테마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독특한 보컬의 뿌리가 어딘지 물어보았더니만 입가에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흐흐~ 그게 제 컨셉이거든요^^ 제 별명이 카멜레온이거든요. 어떠한 상황에 맞추어 노래를 맞추어 부를 수 있는^^ 자칭 천의 목소리라고 자부하고 있지여. 흐흐" 허걱!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매너리즘이나 잘난 척하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던 기자의 무지함이 처절히 깨져버리는 순간이다. "루니아전기의 메인테마곡 작업도 학교 교수님을 통해 알게 된 스튜디오분에게 소개를 받으면서 하게 되었죠. 실력도 좋으시구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저에겐 재미있고 배울 게 많았던 자리였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옆 자리에 앉아있던 루니아전기 모 여성 홍보담당자를 째려보았다. "교육안했다니깐여~~~♡" 하긴 이런 내용은 교육한다고 주입될 턱도 없겠고, 그녀의 자연스러움에서 배어나오는, 말그대로 삶 그 자체를 풀어놓는 것이 아니던가. 그녀의 게임 경력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사실 게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무척 어렵잖아요. 그런 것때문에 게임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죠. 기껏해야 친오빠가 게임하는 걸 넌지시 보는 게 다였죠. 이번 음악 작업을 하면서 '루니아전기'를 처음 접해봤는데 저같이 게임은 어렵다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게임 같더라구요. 실제로 이번에 '루니아전기'를 하면서 온라인게임이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니깐요." 다시 한 번 홍보담당자를 째려볼려고 찾아보았으나 이미 그녀는 낌새를 눈치챘는지 어디론가 도망간 상황.
 
그녀는 '루니아전기'의 어느 부분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일단은 스토리에 따라 스테이지 끝나도록 만든 시스템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제가 노래를 불러서인지 몰라도 게임 전반에 깔려 있는 음악적인 요소도 무척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구요. 쪽지를 통한 커뮤니티 시스템이라던지 방장이 무차별적으로 강퇴시키지 못하는 다수결 투표 시스템도 인상이 깊네요.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접하기 쉬웠던 건 라이프가 3개나 되서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부분 같아요^_^"

 

 
이젠 그녀의 사생활을 조금 들여다봐야할 시간.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나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 "전제덕이요." 어랏? 몇몇 가수빼고는 이름을 제대로 못외는 기자가 이름을 알 턱이 없다. "아. 하모니카 연주를 하는 분이세요. 그의 공연에는 빼놓지 않고 갈 정도인데 실력이나 밴드 모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죠." 뒤늦게 찾아보니 시각 장애를 극복한 그는 영화와 각종 가수들의 앨범에 하모니카 연주를 담당한 바 있는 유명인이였다. 음악적으로 말고 요즘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가수 중에는 없냐는 기자의 말에 고민하던 그녀 "나얼이요! 정말 노래 잘부르잖아요^_^"라고 대뜸 말한다. 가창력이 좋은 가수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고 덧붙여 말한다. "연예인이라면 김선아도 좋아해요. '내 이름은 김삼순'은 빼놓지 않고 봤어요."
 
긴 인터뷰를 마치고 야외로 나와 간단한 사진 촬영을 마친 그녀에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묻자 "고등학교 때 한때 활동을 할려고 준비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급하게 움직인거죠. 지금은 기회가 주어진다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움직일려고 해요. 조급함을 가지고 가수가 되겠다거나하는 생각은 없어요. 지금 하고 있는 밴드 활동도 시부야케이(*註) 분위기의 신비스러운 음악이나 대중적인 음악을 지향하고 있어요. 앞으로 만약 기회가 된다면 '루니아전기'와 같은 온라인 게임의 음악 작업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 재미있잖아요!"

마치 어린 아이처럼 녹음 중이던 기자의 MP3플레이어를 뒤집어보다가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에 들어가면 진지한 모습으로 답변을 하던 그녀. 김수정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온라인 게임 업계에 나비효과처럼 밝은 영향을 전파하기를 기대해본다.

 
시부야케이(Shibuya-kei)란 일본 동경에 위치한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에서 태어난 음악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대중 가요라 할 수 있는 제이팝(J-Pop)이 보편화되기 전인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시부야에 위치한 대형음반판매업소에서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악들이 많이 틀어졌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좋아하던 독특한 음악 문화는 시부야에서 그 시발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적인 음악 색채보다는 서양의 여러 멜로디를 혼합시킨 독특한 형태를 가진 이들의 음악은 이후 시부야케이라는 음악적인 장르를 자리잡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피치카토 파이브, M_Flo, Paris Match, Towa Tei 등이 대표적인 시부야 케이 뮤지션으로 꼽힌다.


정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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