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꿈에서 깬 느낌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삼성은 백정현의 쾌투에 힘입어 6-4 승리를 따냈다. 백정현은 시즌 3번째 등판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첫 승(2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7.71에서 4.80으로 낮췄다.
이날 백정현은 8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에디슨 러셀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대기록 달성이 무산됐다.
경기 후 백정현은 "어릴 때부터 꿈이 퍼펙트 투구를 하는 것이었다. 항상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그런 마음을 가졌고 오늘은 3회부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뒤로 갈수록 힘이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던질 때 실투가 많았고 안타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다. 야수들이 잘 잡아줬고 빗맞은 타구들이 나오는 걸 보고 운이 따른다고 느꼈다"면서 "운이 따르고 있어서 공격적으로 던지려 했고, 운에 맡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팀 동료들은 백정현의 퍼펙트 도전을 인지하고 있었다. 백정현은 "(조심스러워하는 게) 계속 느껴져서 상황이 재밌었다. 나는 말을 걸지 않으려 했고 동료들은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퍼펙트 투구를 저지한 러셀에게 내준 안타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러셀의 타구는 백정현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며 유격수 방면으로 느리게 굴러갔고 내야 안타가 됐다. 백정현은 "내 눈앞에 보여서 잡으려 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다른 마음보다는 그냥 꿈에서 깬 느낌이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8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백정현은 완봉투를 노렸으나 9회 김동헌에 2루타, 임병욱에 1타점 3루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백정현은 "힘이 들기도 했고 키움 타자들이 계속 적극적으로 공격을 잘했던 것 같다"라며 9회를 돌아봤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5 저조한 성적을 남겼던 백정현은 정규 시즌 첫 등판이었던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2이닝 5실점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1실점 투구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번 키움전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백정현은 "계속 원인을 찾으려고 연구했다. 좋았던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했고 좋은 투수들은 어떻게 던지는지 연구도 하며 변화를 많이 줬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심플하게 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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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