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29

[모나코GP] 모나코까지 삼킨 베텔, '나만 레이서다'

기사입력 2011.05.31 08:10 / 기사수정 2011.05.31 12:36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세바스티안 베텔이 또 우승을 차지했다. 이쯤 되면 흥미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베텔은 2011 F-1 6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폴투윈(예선,결승 1위)'을 차지하며 마치 ‘나만 레이서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듯했다. 모나코 축제의 끝을 장식한 베텔 다음으로는 페르난도 알론소, 젠슨 버튼이 순위를 차지하며 상위권 변화의 신호탄을 알렸다.
 
나는 베텔이다. 나만 레이서다

베텔은 6전까지 열린 그랑프리에서 폴포지션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그 중 5번은 결승에서의 승리로 이어졌다. 초반 호주 개막전과 말레이시아, 상하이로 그랑프리가 이어질 때 만해도 무기력한 페라리 덕분에 이루어진 성적이라고 평하던 전문가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페라리의 부진 치고는 베텔은 너무도 완벽한 드라이빙을 보여줬다. 격렬한 배틀과는 거리가 멀게 혼자 달리고 혼자 들어오는 모습만 볼수 있었던 베텔은 반농담으로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과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SPN F-1은 경기 종료 리뷰에서 "베텔의 상대는 만화 속 주인공이다"는 평가까지 하면서 "지구상에 스피드 대결로 그를 이길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는 몬테카를로 서킷은 시가전, 그리고 폭이 좁은 도로가 주를 이룬다. 직선 코스도 길지 않아 DRS(머신날개변형)와 KERS(연료전지부스터)를 제대로 활용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과거 페르난도 알론소, 미하엘 슈마허가 트로피를 쓸어담던 시절에도 그들은 모나코에서 만큼은 쉽게 이기지 못했다. 
 
F-1 역사상 최종 타이틀을 획득한 드라이버가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경우는 각각 2001, 2002, 2005 시즌에 우승을 달성한 슈마허, 키미 라이코넨, 알론소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패넌트 레이스에 반전을 가져올 만한 그랑프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베텔은 해냈다. 역대 유래 없는 '싹쓸이'로 본인 외의 드라이버들이 범접할수 없는 갭을 형성하고 있다. 흔히들 F-1 24명의 드라이버들을 칭하여 ‘나는 레이서다’라고 한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베텔 혼자 ‘나만 레이서다’.
 
베텔은 왜 강한가

전문가들은 베텔이 강한 요소를 3가지로 뽑고 있다. ESPN F-1은 시즌 1/3이 지난 리뷰를 작성했는데, 첫째 새로운 타이어 적용에 완벽한 머신 개발, 둘째 피트크루의 완벽함, 셋째 드라이버 베텔의 천재성을 꼽고 있다.
 
올시즌 레드불의 머신 RB7은 맥라렌의 직선코스 중심, 페라리의 순간 가속 스피드중심과 달리 공기 역학 중심으로 개발을 했다. 즉 머신이 달릴 때 받는 공기저항을 최저화하겠다는 것인데, 레드불 머신은 올 시즌 공식 타이어가 된 피렐리 타이어를 수천개나 부수고 태우고 하며 완벽한 머신 몸체를 만들었다. 그와 함께 DRS(머신날개변형 시스템으로서 지정된 구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주로 가속 시 날개 변형을 통해 머신의 받는 공기를 빗겨 맞게 하는 시스템)를 완벽히 개발해내 새로운 타이어에 맞는 맞춤형 머신을 만들어냈다.

 

타 팀들과 다른 데 초첨을 두고 개발한 레드불 기술팀의 면면을 보면 독특하다. 다른 팀과 달리 기술팀 구성인원이 47%가 물리학 혹은 역학 관련 전공자들로서 특히 치프인 아드리안 뉴웨이는 열역학(공기역학의 일종) 박사 출신으로 이 분야의 대가다.
 
두 번째는 피트크루의 완벽함이다. 레이스당 팀간 평균 피트스톱 시간은 5.2~5.8수준을 보여준다. 레드불의 피트쿠르는 늦어야 5.2 빠르면 4.7수준까지 기록하는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피트스톱의 차이는 피트라인 타임(피트에 진입시부터 레이스복귀시까지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베텔의 피트라인 시간은 평균 24.3초 알론소는 24.8정도를 가지게 됐는데 0.5초 차이가 세 번이나 이어졌다. 이는 레이스 최종 결과로도 이어져 알론소는 피트스톱 차이만큼이나 1.5초가량 벌어져 패했다.
 
마지막으로 베텔 자체의 천재성이다. 대부분 선수가 그렇지만 베텔은 6살 때부터 카트에 몸을 실었다. 단계별 레이스를 거쳐오면서 그가 남다름을 보여준 것은 높은 코스 적응력과 중력에 견디는 굳건한 몸이었다. 몸으로 가지고 있는 레이스 감각은 좀처럼 레이스 중 루즈타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다.
 
6전 모나코 그랑프리까지 쓸어담은 베텔은 2주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7전을 가지게 된다. 언제나 그랬듯이 강력한 '폴투윈' 후보다. 최근 축구에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그리고 리오넬 메시를 칭하며 비교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결론은 대부분 ‘예전에 누가 얼마나 잘했던 지금은 메시다’라는 평가다. 이러한 명제는 베텔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예전에 누가 얼마나 잘했던 지금은 베텔이다. 그리고 베텔은 우리시대 최고의 드라이버다.


서영원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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