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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의존도 높은 SK, 6월 선두 독주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1.05.30 04:41 / 기사수정 2011.05.30 04:4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글로버가 일단 한숨 돌리게 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29일 대구 삼성전서 글로버가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5승(1패)째를 따냈지만 SK 마운드는 여전히 물음표로 가득하다. 본격 여름 승부로 돌입하는 가운데 이제 SK 마운드는 정말 김성근 감독이 강조하는 '하루살이'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SK 마운드의 현실은 좋지 못하다. 과연 SK가 6월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을까.

아직 1경기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5월 승부는 마감됐다. SK는 5월 13승 9패로 전체 2위의 성적이다. 4월(15승 6패)보다 다소 페이스가 뒤졌지만, 최근 몇 년간 SK는 '4월 급속 상승세-5월 숨고르기-6월 본격 선두 독주 체제'의 흐름을 반복해왔다. 작년만 해도 4월까지 21승 5패의 급피치를 밟더니 5월 12승 11패로 주춤했다. 그러나 6월 다시 17승 6패로 승수를 벌면서 시즌 막판 삼성의 급상승세를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크게 보면 올 시즌 SK의 5월 행보는 통상적인 모습이었으며 심지어 작년보다 성적은 더 좋았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SK는 5월 팀 타율 0.260, 경기당 3.8점으로 저조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를 김 감독 특유의 섬세한 투수 교체로 인한 마운드 힘 극대화로 극복해왔다. SK의 5월 평균자책점은 2.69로 단연 1위다. 5월에만 무려 16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한 정우람, 5월 12경기서 0.63을 기록한 이승호(20번)가 맹활약을 해준 덕분이다. 문제는 SK 마윤드가 이들과 정대현(5월 2세이브 평균자책점 3.12)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글로버가 5월 6경기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으나 2군을 다녀온 김광현은 5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8.59로 무너졌고 송은범은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 직전 팔꿈치 통증을 일으켜 전력에서 제외됐다. 메그레인이 5월 4경기서 평균자책점 3.12로 좋은 모습을 선보였으나 그가 5월에 소화한 이닝은 고작 17⅓이닝이었다. 그만큼 김 감독의 믿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나마 고효준이 5월 3경기 선발로 나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으나 계투 부담때문에 근본적인 선발진 강화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제아무리 불펜이 강한 SK라지만, 이런 선발진 붕괴는 김 감독 부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 시즌 SK는 선발 이닝 소화가 188⅔이닝으로 7위 넥센(219⅔이닝)보다도 31이닝이 적다. 전통적으로 불펜 의존도가 높은 SK였지만 올 시즌은 그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진이 붕괴되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6월 이후에도 SK는 이러한 마운드 운용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김 감독의 투수 운용은 타 구단 감독들이 쉽사리 흉내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각종 데이터와 경기 상황에 따른 김 감독 특유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판단력에 기반한 투수 교체는 지금껏 SK를 있게 한 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선발진의 붕괴에 이어 전병두가 최근 2군으로 내려갔고 호투하던 37번 이승호도 컨디션 난조로 최근 등판하지 못해 불펜도 100% 전력이 아니다. 김태훈 윤희상 전준호 문광은 등에게 꾸준히 불펜 등판 기회를 줬으나 아직 미덥지 못한 상황 속에서 결국 정대현 정우람 이승호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매주 선발 로테이션 짜기가 버거운 와중에 불펜마저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각 팀은 매 경기 극심한 체력 소모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투수와 타자를 불문하고 박빙 승부 1경기를 치르면 살이 쪽쪽 빠질 시기다. 하물며 매 경기 불펜 대기해야 하는 구원 투수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다. 믿을만한 선발이 글로버 하나뿐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SK의 6월 이후 행보는 과거처럼 '파란불'이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단순히 SK 마운드의 낮은 평균자책점만을 보고 '걱정 없다'고 여유 부릴 때는 아니라는 뜻이다. 30일 현재 LG 삼성 KIA 등이 불과 3~5경기 내에서 SK를 쫓고 있다. SK의 선두 독주는 어쩌면 한여름 마운드 운용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선발진 붕괴가 김 감독의 고민 유발거리다.  

[사진=정우람 이승호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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