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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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또 다시 일본 열도 흔들다!

기사입력 2005.07.19 05:06 / 기사수정 2005.07.19 05:06

손병하 기자

이승엽(29. 지바 롯데)이 엿새 만에 일본을 사로잡을 만한 홈런포를 재가동하며 팀의 4:3,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안겨 주었다.

▲ 이승엽, 시즌 21호 홈런 장면
ⓒ2005 지바 롯데
1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초 2사 1루에서, 니혼햄의 다테야마(우완)의 5구째를 통타해 130M짜리 우월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승부의 추를 롯데로 옮겨 놓았다. 

3경기 연속 무안타의 슬럼프를 한 번에 날려버린 통쾌한 결승 홈런.

이 날 경기에서 이승엽은 니혼햄의 선발로 좌완이 등판하자 선발 명단에서 제외 되었었다. 2:1로 앞선 9회, 1사 2루에서 8번 지명타자인 하쓰시바 대신 경기에 투입되어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이후 9회 말에 동점을 허용한 롯데와 니혼햄은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연장 11회 2사 2루의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이 승부를 결정짓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던 것. 이어진 연장 11회 말의 무사 만루 위기를 한 점으로 선방한 롯데의 4:3 신승.

19~21호 팀을 승리로 이끈 홈런들

이승엽은 지난 6일, 1:3으로 뒤지던 9회 2사 1루의 상황에서 니혼햄의 선발 가네무라 사토루의 5구째를 받아쳐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었다.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해낸 소중한 한 방 이자, 가네무라에게 완투패를 허용 할 뻔 했던 경기를 끝내 6:3으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게 만든 홈런 이였다. 또,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농락당했던 과거와는 달리 포크볼을 정확히 받아쳐 만들어낸 홈런 이였다는 점에서 더욱 빛나는 한 방이었다.

이어 지난 12일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는 5: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 선수단의 기를 살리는 통쾌한 1점 홈런을 정확한 타이밍으로 만들어내, 역시 팀의 대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었다. 이 날 20호 홈런을 작렬 시킨 뒤 일본 열도가 이승엽의 매력적인 홈런에 푹 빠져들었던 것.

지금까지는 승부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는 극적인 홈런이 없었던 탓에, 홈런의 ‘영양가 논쟁’도 붉어지곤 했었지만, 19호부터 이어진 3개의 홈러닝 모두 팀의 승리를 확정 짓거나 주춧돌이 되는 홈런들 이었다는 점에서 이제 그런 논쟁들은 꼬리를 감추게 되었다.

게다가 18일 터진 21호 홈런은 롯데의 3연패를 끊는 소중한 한 방 이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가 크다. 지바 롯데는 지난 12일 이승엽의 동점 홈런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둔 뒤, 오릭스와의 홈 3연전에서 내리 패하며 1위와의 승차가 6게임 까지 벌어졌었다. 

이승엽의 방망이가 침묵하면서 팀도 덩달아 침체에 빠진 것. 하지만 극적인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되찾은 롯데는 소프트뱅크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승엽의 극적인 홈런포가 불을 뿜으며 일본 열도는 물론 국내 야구팬들에게 까지 시원함을 선사하고는 있지만, 이승엽도 이제 홈런 보다는 단타 위주의 타격으로 타격 감을 더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최근 팀이 치른 9경기에서 이승엽은 4개의 안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중 3개가 홈런이고 단타는 단 한개 밖에 없다.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홈런들로 가려지긴 했지만, 타격감은 엉망인 셈. 

이렇게 ‘모’ 아님 ‘도’식의 타격이 계속 된다면 발렌타인 감독도 이승엽을 꾸준히 선발로 기용하기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한 방이 필요한 순간에만 생각나는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

호쾌한 홈런으로 팀의 연패를 끊고 좋은 리듬을 타고 있는 지금, 안타를 더 많이 생산해서 후반기 끝까지 지금의 페이스와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일본 진출 두 번째 시즌. 비로서 일본도 이승엽의 홈런에 감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단순히 한 방이 아닌 무서운 중-장거리 타자로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때이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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