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로빈 판페르시가 ‘친정팀’ 아스널의 우승을 점쳤지만, 아스널 팬들은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7일(한국시간) "아스널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타인 판페르시가 아스널 우승을 예측했음에도 용서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판페르시는 지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아스널에서 활약한 공격수다. 데뷔 초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르센 벵거 당시 아스널 감독은 판페르시를 신임했다.
판페르시는 결국 2011/12 시즌 기량이 만개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아스널에서 주장 완장까지 차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문제는 득점왕 등극 이후에 발생했다. 판페르시가 아스널의 ‘리그 라이벌’ 맨유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아스널 팬들이 판페르시의 행보에 배신감을 느끼며 비난을 쏟아냈다.
판페르시는 이적 직후 "내 안의 작은 아이가 '맨유'라고 외쳤다"라는 희대의 발언까지 남기며 아스널 팬들의 속을 박박 긁었다.
결국 판페르시는 맨유 이적 후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득점왕 트로피도 다시 한번 들어 올렸지만, 아스널 팬들과는 영원히 척을 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판페르시는 올 시즌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아스널에 대해 우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더선에 따르면 판페르시는 "아스널은 몇 번의 어려운 경기에서도 승점 3점을 얻었다. 그것이 챔피언을 구성하는 요소다. 그들은 그것을 증명해냈다"라며 아스널이 챔피언에 가까운 팀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마지막 경쟁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스널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그들이 우승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즐거운 감정까지 스스럼 없이 밝혔다.
판페르시의 칭찬대로 아스널은 올 시즌 리그 선두에 올라 우승이 유력하다. 승점도 69점으로 리그 2위 맨시티(승점 61)보다 8점 앞서 있으며, 시즌 내내 리그에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아스널 팬들 반응은 얼음장보다도 차갑다. 팬들은 그의 발언에 "우린 네가 누군지 모른다.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너의 얘기는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예전에는 (아스널을)믿지 않았겠지"라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판페르시는 최근 맨유가 에릭 턴하흐 감독 아래서 부활하자 맨체스터 외곽 캐링턴에 위치한 맨유 훈련장을 방문하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자신의 '소속'을 확실히 드러냈다. 그런데 느닷없이 '아스널 우승'을 얘기하니 아스널 팬들 입장에선 속이 뒤집어질 만하다.
친정팀이 19년 만에 우승 가능성을 보이며 이를 칭찬했지만, 돌아온 것은 냉대뿐이다. 판페르시는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든 아스널 팬들의 마음을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로이터/연합뉴스, 더선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