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권동환 기자) 대구FC 수문장 오승훈(35)이 불과 7살 위 최원권(42) 감독의 격려를 자양분 삼아 시즌 첫 클린시트로 보답했다.
대구는 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 맞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 10분 수비수 김진혁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대구는 후반 추가시간 세징야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이번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이날 대구 수호신 오승훈은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 버리는 활약을 펼쳤다. 오승훈은 전북 유효슈팅 4개를 모두 막아내면서 이번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다.
2023시즌이 개막한 이후 오승훈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오승훈은 지난달 26일 포항 스틸러스과의 개막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에게 역전골을 허용, 2-3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이때 이호재 슈팅이 수비수 다리를 맞고 약간 굴절되긴 했지만 골키퍼 정면 쪽으로 향했기에, 이를 막아내지 못한 오승훈은 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지난 11일 리그 3라운드 강원FC전에서는 1-0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팀 동료 세라토 발을 맞고 하늘 높이 떠올라 대구 골문으로 향하는 공을 막아내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다소 허무하게 실점을 연달아 허용하는 상황은 대구의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승과 어우러지면서 오승훈에 큰 부담이 됐다.
다행히 이날 시즌 첫 승과 클린시트를 기록하면서 오승훈은 마음의 짐을 덜어놓았다.
경기가 끝나고 오승훈은 인터뷰를 통해 "내가 승점을 다 까먹었다. 경기를 잘 했는데도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해 팀이 얻어야 하는 승수를 얻지 못했다"라며 "오늘 경기에서 이를 만회하고자 집중했던 것이 결과로 나와서 좋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오승훈은 "몸이 굉장히 안 좋아서 링거도 맞고, 위경련도 오고, 스트레스도 받아서 운동을 하루 쉬기도 했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고백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장 안에서 결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일주일이 내 프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주일이었던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래도 이렇게 결과로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A매치 휴식기 동안 좀 더 잘 준비해서 시즌이 다시 시작할 때는 정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오승훈은 대구를 지휘하는 최 감독 격려가 큰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오승훈은 "강원전이 끝났을 때 너무 힘들어서 그냥 버스에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계속 눈 감고 있었는데, 대구 도착해서 휴대폰을 보니 감독님께서 카톡을 보내셨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메시지엔 '그냥 맥주 한잔하고 잊어버려라. 나는 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믿는 사이니깐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말아라'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내겐 어떤 위로보다 더 컸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 감독의 격려를 받은 오승훈은 "그래서 감독님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라도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했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사진=대구 DGB대구은행파크,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