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2015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탰던 두산 베어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팀 후배들에 의미 있는 조언을 건넸다.
김재호를 비롯한 두산 선수들은 7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1일부터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분 좋게 한국 땅을 밟았다.
김재호는 귀국 인터뷰에서 WBC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내가 대표팀에 뛰었을 때보다 이번 멤버들이 좋다. 해외파 선수들도 왔기 때문에 기대가 되고 최근 대표팀 중 가장 강한 것 같다. 나도 TV를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려고 한다"고 덕담을 전했다.
김재호에게도 대표팀은 익숙한 곳이다. 2015 시즌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뒤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2015 프리미어12 우승 유격수로 한국 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김재호는 당시 탄탄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19타수 8안타 타율 0.421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후 2017 WBC에도 참가하는 등 주요 국제대회를 모두 경험했다.
김재호는 2015 프리미어12 당시 두 차례(개막전, 준결승) 한일전을 8년이 흐른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수비 실책을 기록했던 준결승전은 "다시는 뛰고 싶지 않은 경기"라고 회고했다. 한국은 일본에 0-3으로 끌려가던 준결승에서 9회초 드라마 같은 타선 폭발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의 현장에 김재호도 있었다.
한국은 당시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개막전 6이닝, 준결승 7이닝 무득점으로 꽁꽁 묶이는 굴욕을 당했다. 김재호는 한국이 0-1로 뒤진 4회말 수비 1사 1·2루에서 송구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일본의 2루 주자가 득점했고 계속된 1사 1·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추가 실점이 이어져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김재호는 "일본과 준결승은 내 인생 최악의 경기였다. 한편으로는 내 실책 때문에 팀이 이겼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중압감은 안 뛰어본 사람들은 모를 거다. 정말 많이 긴장도 되고 부담감도 많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또 "오타는 진짜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투수였다. 일본 투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디펜스에서 최대한 막아야 한다. 어차피 승부는 큰 점수가 아닌 1~2점 차 싸움이다. 대량 실점을 하면 우리가 뒤집기 쉽지 않아 수비에서 더 보완하고 집중해서 우리한테 오는 한두 번의 찬스를 잡고 살리면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일전의 경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2023 WBC 본선 1라운드에서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경기가 일본의 안방 도쿄돔에서 열리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재호는 "일본 타자들 자체가 큰 바운드가 나오는 타구를 치는 유형의 타자들이 많다"며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내야수들이 실책하는 걸 봤는데 이 부분을 잘 보완하고 어차피 기싸움이기 때문에 기싸움에서만 눌리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할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