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V리그 여자부 최초 외국인 사령탑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신임 감독은 2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출발은 산뜻했다. 주포 김연경-옐레나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고 아본단자 감독의 승부처 전술 지시가 적중하면서 세트 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뒀다.
지난 18일 입국 후 선수단 파악이 100%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작전 타임 때마다 디테일한 설명을 통해 게임을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장 인터뷰에서 "팀이 보여준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 3번째 세트 지고 있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게 앞으로 우리가 좋은 팀이 되는 초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아본단자 감독에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에이스 김연경의 향후 거취 문제였다. 김연경은 최근 올 시즌 종료 후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말을 아끼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인연이 깊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감독 시절(2013~2017) 김연경과 호흡을 맞춰 두 차례 리그 우승과 컵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김연경 역시 아본단자 감독의 지도력을 신뢰한다. "세계적인 감독님이 오셨다"며 아본단자 감독에 힘을 실어준 것도 김연경이었다.
아본단자 감독 입장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인 김연경과 계약 기간(2024-2025 시즌) 동안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김연경이 내년 시즌부터 흥국생명에 없다면 사령탑 입장에서는 팀 전력 구성에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아본단자 감독은 일단 "김연경의 (은퇴에 대한)그런 소문을 잘 믿지 않는다. 김연경과는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는 이야기를 했고 서로 좋은 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말만 했다"며 시즌 잔여 경기 운영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분명하다. 튀르키예에서 함께 했을 때와 똑같이 잘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페네르바체에서도 실력, 리더십, 인관 관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도 변함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그럼에도 김연경 은퇴에 대한 질문이 재차 나오자 재치 있는 답변으로 분위기를 바꿔놨다.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밤에는 김연경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며 "(한국에서의)내 첫 승리였고 대단한 팀을 상대로 얻어낸 결과다. 이 승리를 축하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