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하나원큐 K리그1 2023이 오는 25일 울산과 전북, '현대가 더비'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쾌거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K리그 스타플레이어들이 또 다른 K리그 붐을 일으키기 위해 겨우내 갈고 닦은 기량을 이제 팬들에게 선보일 차례다.
이번 시즌은 월드컵 스타들 외에 이적생들이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전 구단을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선수들이 전격 이적을 단행해, 기존 팬들을 화나게 하고 구단이 나서 이적 과정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화제는 역시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이 울산에서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사건이었다.
아마노는 2022시즌 울산 현대로 임대 이적해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는데, 겨울이적시장에서 곧바로 라이벌 전북 현대로 임대 이적해 다시 K리그1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에 홍명보 울산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아마노의 임대 이적을 두고 "내가 본 일본인 중 최악이었다"는 말까지 서슴 없이 했고, 아마노는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의 제의가 늦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울산 구단이 직접 나서 아마노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하는 등 1월에 때 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아마노의 전북 이적으로 가뜩이나 우승 경쟁을 펼치는 전북과 울산의 '현대가 더비'는 '아마노 더비'라는 이름까지 더해 더욱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양 팀 선수들이 맞대결에서 전의를 더욱 불태우는 계기가 됐다.
"아마노, 조심하라"는 말까지 울산 선수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가 됐다.
제주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윤빛가람의 이적도 시끌시끌했다.
감독은 사과했지만, 선수는 오히려 더 아쉬움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3년 만에 제주로 복귀한 윤빛가람은 남기일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8월 5일 FC서울 원정 경기 출전 전까지 전반기에 단 4경기만 뛰었다.
결국 지난 시즌 총 15경기를 소화한 윤빛가람은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1092분에 그친 출전 시간에 결국 다른 팀으로 가게 됐고 수원FC에 둥지를 틀었다.
남 감독은 지난달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윤빛가람과)소통을 많이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며 유감과 사과를 동시에 표명했으나 윤빛가람은 몇 시간 뒤 회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새였다.
윤빛가람은 "소통도 맞지 않았고 2군으로 갔다. 아주 힘들었고 상처도 받았다. 프로 생활하며 처음 경험해본 상황"이라고 했다. 남 감독과 윤빛가람도 홍 감독과 아마노처럼 개막전부터 만난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포항 주장을 하다가 갑자기 인천으로 이적한 신진호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포항은 지난 시즌 유일하게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오른 신진호를 인천으로 떠나보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신진호와 함께 이번 시즌도 함께 할 것으로 보고 같은 포지션에 있는 젊은 피 이수빈을 전북으로 보내는 등 신뢰했으나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준비하는 김 감독 입장에선 개막 앞두고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셈이다.
신진호는 인천 이적 뒤 "김 감독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서운한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원칙을 밝히며 인천 이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간 자신이 키운 선수들이 갑자기 떠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신진호까지 나가니 아쉬움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입장에선 포항 원정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밖에 울산으로 이적한 주민규와 김민혁, 분데스리가에서 돌아온 이동준(전북)과 천성훈(인천), K리그2 득점왕 경쟁 듀오 유강현과 티아고(이상 대전) 등도 K리그1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어느 해보다 각 팀은 이적생들의 활약에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