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14년 만에 밟은 V리그 올스타전 무대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사전 행사까지 이틀 동안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한 탓에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
김연경은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여자부 MVP에 올랐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생애 첫 올스타전 별 중의 별로 선정되면서 기분 좋은 일요일 밤을 보냈다.
6446명이 운집한 삼산체육관에서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은 건 단연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이 코트에 등장하는 순간 함성이 쏟아졌고 득점 후 동료들과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일 때 경기장 분위기는 K-POP 공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후끈 달아올랐다.
김연경 특유의 시원시원한 입담도 빛났다. "당연히 내가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할 줄 알고 있었다"를 시작으로 "왜 내가 MVP를 받은 거예요?"까지 공식 인터뷰 때마다 팬들을 웃게 했다.
적극적인 팬서비스는 '역시 김연경'이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올스타전 공식 행사 시작에 앞서 삼산체육관 내 마련된 '인생네컷' 즉석 사진 촬영 부스에 깜짝 등장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한된 시간 탓에 오랜 시간 팬들과 함께할 수는 없었지만 김연경은 성심성의껏 팬들과 '인생네컷'을 남겼다. 김연경 개인으로서도 처음 경험해 보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김연경은 "나도 '인생네컷'을 처음 찍어봤다. 팬들에게 나도 처음 찍어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며 "어색하기는 했는데 다들 사진을 찍는 포즈들이 있더라. 팬들이 원하는 포즈로 네 장을 찍는데 꽃받침부터 손하트, 브이도 하면서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웃었다.
또 "내년 올스타전부터는 선수 입장에서 전체 시간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팬들을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니다. 긴 시간 선수들과 함께하는 걸 좋아하신다. 연맹에서 많은 걸 준비해 주셔서 '인생네컷'도 팬들과 찍어보고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올해 올스타전 일정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길게 진행된 탓에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은 2018-2019 시즌 이후 4년 만에 100% 관중 입장 속에 진행된 이번 올스타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올스타전 본 경기 팀 구성도 이전과 달리 M-스타(남자부 1996년 이전 출생, 여자부 1997년 이전 출생 선수), Z-스타팀으로 나눠 세대 간 대결 구도를 만든 것도 흥미로웠다.
김연경은 "M세대와 Z세대의 차이가 체력적으로 있다. Z-스타 팀은 올스타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사진을 찍고 에너지가 남아 있는데 우리 M-스타 팀은 다들 쳐져서 빨리빨리 집에 갔다"며 "몸살 안 걸리면 다행일 정도로 많은 걸 쏟아냈다. 그래도 내년에 또 올스타전에 뽑힌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