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15 11:11 / 기사수정 2011.05.15 11:11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홈런쇼도 그냥 홈런쇼가 아니다.
5월 들어 홈런이 밤하늘의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4월 90경기서 103 홈런이 터졌지만 지난 14일까지 5월 45경기서는 무려 66 홈런이 터졌다. 4월에는 경기당 1.1개의 홈런이 터졌지만 5월에는 경기당 1.5개의 홈런이 터지고 있는 셈. 확실히 홈런 풍년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홈런이 속출하고 있어 순위 싸움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 클러치 홈런?
엄밀하게 말해서 '클러치 홈런'이라는 용어는 엉터리다. 그러나 분명 경기 후에는 승패에 영향을 미쳤던 결정적인 순간이 복기가 되는 법이고, 그러한 순간에 홈런을 때린 타자는 영웅이 되는데 비해, 홈런을 허용한 투수는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타자가 직접 타점과 득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홈런은 그 자체로 위력이 있는 것인데, 하물며 결정적인 순간의 홈런은 팀의 승패에 직결되기 마련이다. 5월 들어 유독 그러한 '영양가 만점 홈런'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롯데전. 3-6으로 뒤지던 두산은 8회 기어코 7-6으로 전세를 뒤집었으나 롯데는 9회초 무사 1루 찬스서 이대호가 두산 마무리 임태훈을 상대로 통렬한 역전 결승 투런포를 작렬했다. 롯데는 이 홈런을 계기로 최근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고 두산은 이후 더욱 비틀거렸다. 11일 잠실 LG-한화전서도 0-1로 뒤지던 9회초 한화 장성호가 LG 리즈에게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13~14일 사직 롯데-KIA전은 이틀 연속 홈런으로 양팀이 웃고 울었다. 13일 경기서는 5-6으로 뒤진 KIA가 7회 2사 1,2루 찬스서 롯데 이정민에게 김주형이 극적인 결승 역전 3점포를 뽑아내 KIA를 단 하루였지만, 3위로 끌어올렸다. 롯데도 14일 경기서 0-2로 끌려가던 4회 승부를 뒤집은 데 이어 이대호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포를 쏘아 올려 KIA의 사기를 꺾어 놓았다. 이 밖에 에이스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14일 대전 한화-삼성전서도 줄곧 앞서다 3-4로 역전을 당한 삼성이 8회초 류현진을 상대로 대타 진갑용의 극적인 재역전 투런포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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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런 속출 이유는
원래 타자들은 밤 공기가 차가운 4월보다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는 5월 들어 페이스가 올라온다. 위와 같은 사례는 대부분 최근에 벌어진 경기. 물고 물리는 팀간 접전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타자들이 집중력을 바짝 끌어올렸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투수들이 형편없는 공을 던지는 건 아니다. 다만 류현진 리즈 임태훈 등 정상급 투수도 실투나 잠깐의 방심에는 여지없이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는 6월 이후 타자들은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상대적으로 투수들의 힘이 떨어지는 시점이다. 승부를 가르는 홈런이 더욱 많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역시 투수들은 자나 깨나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 결정적인 한 방이 차곡차곡 쌓여 한 해 농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진= 이대호 김주형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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