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14 10:27 / 기사수정 2011.05.14 10:27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드디어 만났다.
현존하는 동갑내기 국내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4)과 삼성 차우찬(24)이 14일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대전 한화-삼성전에 나란히 선발 투수로 나선다. 둘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투수지만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8일 대전 넥센전과 대구 LG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던 만큼 이날 맞대결은 이미 예고된 '빅뱅'이었다.
▲ 승부수 던진 삼성
이날 두 투수 모두 자신의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한다. 겉으로 볼 땐 자연스러운 매치업 성사.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삼성이 엄청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남부 지방에 내린 폭우로 삼성은 현재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뒤로 밀렸다. 반면 한화는 11일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른 상태. 차우찬은 6일만에 등판하는 것이지만, 사실 이날은 차우찬의 순번이 아니라 배영수의 순번이다. 이미 배영수는 지난 1일 맞대결서 류현진을 상대로 호투를 한 경험도 있고 최근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류현진이 나온다는 걸 알면서도 차우찬을 원래 로테이션대로 등판시킨다. 사실 시즌 초반부터 그렇게 해왔기에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시즌 내내 타선이 부진한데다 최근 실책 돌림병까지 겹쳐 위기의 5월을 보내고 있는 상황서 굳이 팀내 선발 등판 순번을 뒤흔들면서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차우찬을 내세우는 건 엄청난 도박이다. 5위로 내려앉은 삼성은 에이스 차우찬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경기에 투입해 1승을 따내는 게 절실하다.
냉정하게 볼 때 현재 삼성 타선의 분위기로는 최근 절정의 구위를 과시 중인 류현진에게 1~2점을 뽑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는 결국 차우찬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반면 5월 들어 완전히 제 궤도에 오른 류현진은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팀 분위기에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날 삼성의 승부수가 적중한다면 최근 침체된 팀 분위기를 단박에 추슬러 상위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도 있다.
▲ 아트 피칭의 향연
정황상 차우찬에게 더욱 부담이 가는 맞대결이지만 최근 차우찬은 그러한 모든 것을 이겨낼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주 2번의 등판에서 모두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으로 패전이 됐지만, 끝내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했다. 없는 살림 속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온 류현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에이스 맞대결이니만큼 엄청난 긴장감 속에 차우찬의 슬라이더와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이 양팀 타자들 앞에서 더욱 날카롭게 춤을 출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대결이 늘 그렇듯 사소한 실책이나 한 방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실책을 연발하고 있는 삼성이나 수비력이 썩 탄탄하지 않은 한화 모두 결국 집중력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변수를 제외한다면 야구 팬들은 단순히 경기의 승패를 떠나 한국야구의 든든한 자산인 두 왼손 에이스가 타자를 압도하는 아트 피칭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세밀한 로케이션이나 투구 밸런스의 안정감에서 류현진이 차우찬보다 한 수 위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뻔히 예측할 수 있는 승부라면 그건 이미 스포츠가 아니다. 지켜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특선 매치업'이 14일 오후 5시 대전에서 개봉박두 된다.
[사진=류현진 차우찬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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