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힘들었던 시기를 음주로 달랬다고 고백했다.
맨유 유스 출신인 린가드는 2014년 1군 데뷔에 성공했으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고, 2020/21시즌 전반기를 모두 날린 뒤, 겨울 이적시장 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떠났다.
웨스트햄에서 16경기 9골 5도움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 했으나 지난 시즌 맨유로 돌아와서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19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린가드는 맨유에서 힘들었던 시기에 술을 마시며 견뎠다고 고백했다.
린가드는 "잠에 들기 전에 술을 마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왜 그랬지'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당시에는 고통을 덜어줄 뭔가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2019/20시즌 경기에 대한 압박감, 팬들의 비난, 어머니의 우울증 투병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잊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10배는 더 나빠지곤 했다"고 입을 연 린가드는 "많은 비난을 받았고 충분히 밑바닥까지 떨어져 있었지만 경기를 뛰어야 했다. 난 계속 '제시 린가드'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내 어깨 위에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우울증도 너무 심해져서 더 이상 돌보지 못하고 도움을 받아야 했다"며 "11살이었던 여동생, 15살 남동생을 두고 난 이런 일들을 겪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당시 나는 동생들이 원했던 첫째가 아니었다. 동생들은 항상 재미있고, 웃기고, 활기찬 제시 린가드를 원했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고, 경기장에 있으면서도 있고 싶지도, 뛰고 싶지도 않았다. 축구를 그만두고 싶어한 건 아니지만 휴식이 필요했다. 당연히 제대로 경기를 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린가드를 도와준 건 동료들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당시 맨유 감독이었다.
린가드는 "한 번은 경기에서 이기고 버스에 타려고 하는데 한 팬이 내게 다가와 욕설을 내뱉었다. 루크 쇼가 버스에서 내려와 나를 지지해줬다"면서 "계속 버티다 결국 솔샤르 감독에게 내 사정을 말했다. 솔샤르는 어머니의 안부를 물어봐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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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