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KIA 타이거즈의 좌완 불펜 기근은 옛이야기다. 2023시즌은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KIA는 선발 로테이션에만 4명의 좌완투수를 가동하며 '좌좌좌좌' 라인업을 선보였다. 양현종,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 이의리가 차례로 선발 마운드를 지킨 것. 그만큼 선발진에서 좌완투수의 지분이 매우 높았다.
반면 불펜 마운드에서 좌완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지난 시즌도 'JJJ 트리오'로 불렸던 필승조 정해영, 장현식, 전상현이 중심을 잡았다.
그나마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약했던 이준영이 75경기에 나서며 팀 내 최다 출전을 기록했고, 17홀드 평균자책점 2.91 활약을 펼쳤다. 그 밖에 우완 사이드암 윤중현과 박준표가 필승조의 뒤를 받쳤다.
사실상 이준영 외에는 임팩트가 없었다. 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사윤은 31경기에 나섰으나 평균자책점 7.00에 그쳤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유신은 10경기, 기대를 모았던 루키 최지민은 6경기 등판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이준영이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하지만 일 년 만에 좌완 뎁스가 두꺼워졌다. 지난해 9월 전역한 '좌완 파이어볼러' 김기훈이 풀타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김기훈은 지난 시즌 막판 5경기에서 8⅔이닝 1실점 성적을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력한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지만, 불펜으로 뛸 가능성도 있다. 그야말로 전천후 자원이다.
이준영의 부담을 덜어줄 전문 좌완 불펜이 새롭게 합류한다. KIA는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맺은 박동원의 이적 보상 선수로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를 선택했다. 김대유는 지난 2시즌 동안 불펜이 강한 LG에서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며 37홀드를 수확했다.
'슈퍼 루키' 윤영철도 이목을 끈다. 고교 좌완 최대어로 불렸던 윤영철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제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뛰어난 제구력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겸비한 윤영철은 즉시전력감 평가를 받고 있다. 윤영철 또한 5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불펜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부진을 씻으려는 최지민, 김사윤, 김유신의 경쟁력도 주목해볼 만하다. 한 시즌 만에 좌완 불펜 자원이 풍족해진 호랑이 군단. 올해는 불펜 걱정 없이 한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