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재택근무'는 불가방침은 이번에도 예외 없다. '환경적 요인'이 차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조건 중 하나가 됐다.
마이클 뮐러(58) 대한축구협회(KFA) 신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11일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표팀 육성과 관리를 책임지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 외국인이 처음 선임된 것이다.
독일 출신 뮐러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교육 강사로 부임한 이후, 그해 가을부터 KFA 기술발전위원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이어 이번엔 2026 월드컵에 태극전사 지휘할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의 중책을 맡게 됐다.
4년간 한국에서 일한 뮐러 위원장은 차기 대표팀 감독 가이드라인을 여러개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로 '환경적 요인'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 KFA가 새로운 감독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축구뿐만 아니라 새 감독이 한국에서 생활하려는 의지나 우리의 철학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감독이 오더라도 한국에서 어느 정도 거주하며 한국인과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뮐러 위원장 발언에 비춰보면 전임 감독인 벤투 감독이 롤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부임 직후 경기도 고양시에 머무르며 4년 반 재임 기간 중 상당한 시간을 한국에서 생활했다.
이웃 주민들에게 친절하게 팬서비스해줄 만큼 한국 생활에 큰 무리가 없었고, 이는 벤투 감독이 초기 성적과 관계 없이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됐다.
과거 한국 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였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사례에서도 뮐러 위원장 발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명보 감독이 물러나고 한국 축구가 위기에 봉착하자 KFA는 차기 감독 후보로 판 마르바이크와 접촉했다. 하지만 연봉과 함께 '거주 문제'로 인해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네덜란드 언론을 통해 "난 네덜란드에서 일하는 것을 원했지만, KFA는 한국에서 일하길 간절하게 원했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 원격으로 업무하며 A매치 때 한국으로 들어가겠다는 뜻인데 이 발언이 전해진 뒤 국내 여론이 강경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까지 올려놓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판 마르바이크 부임은 백지화됐다.
물론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우선 기준은 점점 늘어나는 유럽파들을 능동적으로 지도하고 호흡할 수 있는 실력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축구를 대표하는 감독인 만큼, 국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반길 수 있는 정서적인 측면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요소다.
뮐러 위원장도 한국에서의 4년간 경험을 통해 이를 간파한 것이다.
사진=신문로,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