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아동 성추행 논란을 빚었던 '결혼지옥'이 방송을 재개한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은 지난해 12월 26일, 2주간 프로그램 내부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2주간 결방했던 '결혼지옥'은 오늘(9일) 방송된다. 재정비 후의 '결혼지옥'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어떤 의뢰인과 사연이 등장할지 알 수 없다. 또한 시청자들의 피로감과 불신을 없앨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12월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고스톱 부부' 편이 문제가 됐다. 아내는 재혼, 남편은 초혼이라고 밝힌 부부의 고민은 7세 딸 양육 문제였다. 남편은 자신의 '서툰 애정표현'을 '괴롭힘'으로 받아들이는 의붓딸에게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아동학대로 신고까지 했다고 고백해 이목을 모았다. 그뿐만 아니라 아동 성추행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전파를 탔고, 시청자들은 폐지 요구, 민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항의했다.
논란이 되자 MBC 측은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해당 장면들과 오은영 박사의 조언은 다시보기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엑스포츠뉴스 단독 보도)
이후 제작진 측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제작진은 편집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며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오은영 책임론도 불거졌다. 오은영 박사가 이를 방관했다는 것. 오은영 박사는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겠다"며 장문의 해명글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방송분과 관련 시청자 민원이 수천 건 접수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일단 방심위가 해당 안건을 긴급 심의할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지옥' 논란은 비단 해당 회차 뿐만이 아니었다. 폭행, 국제부부, 외도 갈등 등 심각한 문제들이 등장해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다.
폐지 요구가 빗발쳤던 '결혼지옥'이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돌아올 만큼 위기 가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대중의 실망감과 분노를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MBC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