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렸으나 열리지 않았다.
양팀 모두 적잖은 찬스를 가졌다. 내용상으로는 몇 골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지만 양팀 골리의 선방은 눈부셨고 슈팅 운은 지독히도 없었다.
전남은 박재홍-유상수-이창원이 수비를 전담하고 김효일과 김태수가 미드필드에서 살림꾼 역할을, 오른쪽의 김우재와 왼쪽의 양상민이 전방의 네아가, 남궁도, 노병준 삼각편대에 볼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에 포항은 김성근-산토스-오범석의 막강 수비라인에 황지수가 수비적으로 자리하고 왼쪽은 문민귀가, 오른쪽은 김기동과 이정호가 중앙을 오가며 위치를 바꿔 움직였고 황진성을 고리로 전방의 이따마르와 이동국에게 볼을 찔러주는 포진이었다.
골키퍼 대결이었다. 양팀 모두 몇번의 찬스를 잡았으나 이렇다 할 강렬한 슈팅이 나오지 못한 것은 수비가 집중력을 잃지않고 노장 김병지와 샛별 김영광이 수비 뒷 공간을 잘 관리한 덕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전남은 후반 초반 남궁도의 실축이 가슴에 사무칠 일이다. 파비오의 갑작스런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와 쇄도하던 남궁도의 발에 정확히 걸렸다.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김병지와 1:1 상황. 위치도 남궁도가 유리했으나 김병지의 타이밍을 빼앗으려다가 자기가 몸의 중심을 잃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고 결국 이날 경기를 통틀어 가장 좋은 기회가 묻혀버렸다.
포항 역시 후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결승골로 연결될 수 있는 찬스를 잡았지만 김영광의 연이은 선방에 유효슈팅이 모두 막혀버리며 승부를 다음으로 승부를 미뤘다.
전남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으로 수비의 안정을 꼽을 수 있다. 포항을 상대로 90분 내내 위기상황을 허락하지 않는 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이동국과 이따마르라는 거포를 상대로 편한 슈팅을 한번도 허락하지 않은 수비의 조직력과 공에 대한 집중력을 높게 사줄만 하다. 박재홍 - 유상수 - 이창원 라인이 안정감을 더해가고 김우재와 김효일의 적절한 커버플레이가 유효하면서 미드필드에서 전반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후반들어 노병준과 교체투입된 파비오는 전북전에 이어 이번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스트라이커로서의 합격점을 받았다.
이번 경기 전남의 플레이 중 가장 아쉬운 점은 슈팅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많은 것이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슈팅 찬스에서 두려움 없이 슈팅을 날릴 수 있을 때 좀 더 공격적인 재미있는 게임이 만들어질 것이다.
윤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