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32
스포츠

김재성, 부천의 1위 이끌다

기사입력 2005.04.10 03:22 / 기사수정 2005.04.10 03:22

이상규 기자


아주대 출신 신인 김재성(22)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 꼴찌에 머물렀던 부천을, 전반 33분 왼발 결승골로 컵대회 1위로 이끌었다. 컵대회 전경기(5경기)에 출전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김재성은, 인천전 맹활약으로 붙박이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는데 성공했다.

정해성 감독이 이끄는 부천이 9일 오후 3시에 부천 종합 운동장에서 벌어진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김재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김재성은 전반 33분에 김기형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인천 선수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인천 문전 정면 바깥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낮게 날렸고, 공은 인천 골문의 그물을 흔들어 놓았다.

부천은 김재성의 결승골로 7위에서 6계단 뛰어오른 1위(3승1무1패)를 기록했다. 2위 대구와의 골득실에서 1골 차이(부천 : +2, 대구 : +1)로 앞서있고, 인천전 승리로 컵대회 우승 가능성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한편 인천은 여전히 10위(1승2무4패)를 유지했다. 양팀 선수들은 굵은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강한 투지를 발휘했다. 


부천, 전력에서 인천을 압도

인천이 경기 초반부터 서기복과 아기치의 활발한 움직임을 앞세우면서 빠른 중앙 공격을 펼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들을 방어하는 부천 수비진의 경기력이 더 빛나고 있었다. '김한윤-조용형-보리스'로 짜인 3백 라인은, 경기 내내 두터운 수비 조직력을 구축하여 인천 공격수들과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철저하게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신승호-김기형-김재성-변재섭'의 3선 미드필드진이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인천의 공격을 번번히 끊은 것이, 수비수들이 경기 내내 강한 압박을 펼치는데 큰 힘을 불어 넣었다. 골키퍼 조준호가 고비때마다 선방한 것도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

▲ 부천 미드필더 김재성
ⓒ2005 부천SK
무엇보다 수비수들의 위치선정이 안정적이고, 수비시 미드필드진과 호흡이 잘 맞고, 인천이 공격하는 방향을 사전에 예측하면서 인천 공격 길목에 한박자 빨리 위치하여 인천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보리스가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능력에서 마니치를 제압했고, 김한윤은 셀미르를 악착같이 붙어 다니면서 공격을 저지했고,조용형은 인천 중앙 공격을 끊어 가면서 보리스와 김한윤의 대인방어를 가운데 쪽에서 보조했다.

수비시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미드필드진의 수비 운영은 합격점을 쉽게 줄 수 있었다. '김기형-김재성'의 더블 보란치가 아기치와 서기복의 공격을 활발히 끊었고, 좌우 윙백을 맡는 신승호와 변재섭은 인천의 측면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김기형-김재성'이 지키는 중원 쪽에서 인천의 공격을 차단한 뒤에 재빠르게 전방쪽으로 역습 전개한 것이, '선 수비 후 역습' 형태의 경기 운영을 펼치는데 큰 효과를 봤다. 이렇다 보니 공격 삼각편대를 통한 역습 공격 기회가 활발했다.

인천이 후반 막판에 3-5-2 대형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고 미드필드진가지 가세하면서 끝까지 견고한 수비 조직력을 구축했다. 좌우 윙백을 맡는 신승호와 변재섭은 수비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측면 뒷공간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종종 5백이 형성 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간격까지 좁아,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력을 강화한 인천에게 무너지지 않았다. 특히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황연석, 셀미르, 박재현을 꽁꽁 막았던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아기치와 이근호의 공격 연결을 사전에 차단한 것도 마찬가지 였다.

전반 25분까지 견고한 인천의 수비진을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인 김재성의 슈팅으로 공격력이 살아났다. 조용했던 경기 분위기 속에서, 김재성이 전반 25분에 강하게 중거리슛을 날리면서 부천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오른쪽 측면 공격력에 비중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세트 피스 기회를 잘 활용 하더니, 전반 33분에 세트 피스 상황에서 김재성이 왼발로 결승골을 성공 시켰다. 전반 25분 이후부터 오른쪽 측면을 맹렬하게 파고들었던 부천은, 마침내 전반 막판에 이리네 등의 빠른 돌파를 앞세워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완전히 허무는 데 성공하여 활발한 공격 기회를 펼쳤다.

미드필드진의 역습 공격 기회를 후방에서 얻어낸 공격 삼각편대는 부지런하게 인천 진영을 휘저었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이리네가 부지런한 몸놀림과 빠른발을 활용하여 중앙과 왼쪽 측면을 오가면서 부천 공격력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아고스와 최철우 등에게 송곳같은 정확한 패싱력을 찔러주는 수준 높은 공격 기회를 연결했다. 후반 21분에 김길식이 투입될 때, '이리네-아고스-고기구'의 3톱이 형성 되면서 이리네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는 왼쪽 측면 공격을 강화하여 인천 진영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선수들이 수비력과 공격력에서 제 몫을 다하면서,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친 인천을 전력적으로 압도한 것이 경기에서 승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지난해에 비해 패싱력을 통한 조직적인 공격력이 크게 향상 된 것, 이리네의 맹활약이 지난해보다 더 극대화 된 것이 이번 인천전에서도 두드러 졌다. 김재성과 조용형 같은 신인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시간이 빠르게 단축된 것도, 인천전 승리를 비롯한 컵대회 선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지난 3일 서울전 1:0 승리가 부천 선수들에게 높은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것이, 이번 인천전에서 좋은 경기 펼치는데 크게 작용했다. 


불안한 인천의 경기 운영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 꼴찌를 기록했던 부천이 컵대회 1위로 도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후기리그 4위였던 인천의 전력 하락이 돋보였다. 일본 J리그 시미즈로 떠난 최태욱의 공백은 여전히 메꾸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고, 새로운 용병 셀미르와 한때 K리그 정상급 용병이었던 마니치의 부진 등이 돋보였다. 11명의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 운영 펼친 부천과는 달리, 선수들 끼리의 볼 배급과 위치등이 잘 맞지 않는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오히려 최태욱이 맹활약 펼친 지난해 후기리그때보다 전력이 더 약해졌다.

▲ 인천 미드필더 서기복
ⓒ2005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은 서기복과 아기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구성한 3-5-2 대형을 구사했으나, 두 선수의 공격 전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실패했다. 경기 초반에는 공을 잡은 뒤에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격력을 꾸준히 살릴 것으로 보였으나, 그 위력은 갈수록 부천 선수들의 끊임없는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점점 저하 되었다. 서기복과 아기치는 경기 장악력을 높이는데 버거운 모습을 드러냈고, 지나치게 위쪽으로 포진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노종건과의 위치 간격이 넓어졌다. 이렇다 보니 수비진과 노종건이 중앙쪽으로 연결하는 중앙 공격이 활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전재호와 이요한이 좌우 윙백으로서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했지만, 오버래핑시의 부정확한 볼 배급이 허점으로 노출 되었다. 특히 전재호는 부천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종종 허용하면서, 왼쪽 측면 뒷 공간을 든든히 지키지 못했다. 전반 막판에는 인천 3백 라인의 왼쪽을 맡는 김학철이 불안한 수비 운영을 펼쳤다. 3백 라인의 중앙을 맡는 임중용이 미드필드진으로 들어오면서 공격을 전개해 봤지만, 서기복 등이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노종건이 이리네를 끈질기게 방어하지 못한 것이, 인천의 공격력을 제대로 뒷받침 하지 못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노종건은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지 못했고, 위치선정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팀 전력의 중추인 중원에서 수비력을 극대화 시키지 못하면, 윗쪽에 포진한 선수들의 공격력을 최대한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

서기복과 아기치의 패싱력 정확도가 갈수록 저하 되면서, 투톱을 맡은 마니치와 셀미르에게 향하는 공격 기회가 많지 않았다. 셀미르는 부천 수비수들을 뚫는데 한계를 드러냈고, 마니치는 전반전에 부천 수비수들에게 철저하게 고립 되었다. 후반전이 시작하기 전에 마니치를 빼고 황연석을 기용 했지만, 황연석은 몸싸움에 약한 면모를 여전히 드러냈다. 박재현이 투입된 후반 16분 부터 '황연석(셀미르)-셀미르(황연석)-박재현'의 3톱이 형성 되었으나 움직임이 부지런하지 않아 부천 수비수들을 뚫는데 실패했다.

후반 31분에 이근호 투입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봤다. 공격수에 셀미르와 황연석, 좌우 윙에 박재현과 이근호, 공격형 미드필더에 아기치를 놓는 3-5-2 대형으로 전환했다. 부천 진영에서 세트 피스를 비롯한 여러차례 공격 기회를 얻었지만, 공격 마무리 부족으로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 37분에는 셀미르가 신승호를 제치고 오른쪽 돌파에 성공하는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얻었지만, 문전쪽으로 올려주는 볼 연결이 부정확하여 동점골 기회가 무산 되었다.

측면에서 올려주는 볼 배급의 부정확, 문전에 위치한 공격수들의 위치 선정과 몸싸움 부족은 특히 후반 막판에 명확하게 드러났다. 인천이 이번 부천전을 비롯한 컵대회 7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는 이유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부천vs인천, 출전선수 명단

-부천-
GK : 조준호
DF : 김한윤, 조용형, 보리스
MF : 신승호, 김기형(후반 21분 김길식), 김재성, 변재섭(후반 40분 박진옥)
AM : 이리네
FW : 아고스, 최철우(전반 40분 고기구)
*대형 : 3-4-1-2(후반 21분 이후 3-4-3)

-인천-
GK : 성경모
DF : 김학철, 임중용, 이정수
MF : 전재호, 서기복(후반 16분 박재현), 노종건, 아기치, 이요한(후반 31분 이근호)
FW : 셀미르, 마니치(후반 0분 황연석)
*대형 : 3-5-2(후반 16분 부터 후반 31분까지 3-4-3)

부천vs인천, 주요기록

-스코어 : 부천 1vs0 인천
-슈팅 : 부천 8vs6 인천
-파울 : 부천 21vs27 인천
-경고 : 부천 0vs1 인천
-코너킥 : 부천 7vs0 인천
-오프 사이드 : 부천 5vs3 인천



이상규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