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데뷔 시즌 경험은 더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어린 선수들이 즐비한 키움 히어로즈는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팀이다.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난 영건들은 1군 무대에서 숱한 기회를 거머쥐었다. 그중에서도 올해 배짱 있는 투구로 이목을 끌었던 루키가 있다. 영웅 군단 마운드의 미래 이명종이다.
세광고를 졸업한 이명종은 2022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6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한 이명종은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며 무려 개막 18일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명종은 4월 첫 등판 이후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지만, 두 달 뒤 재차 콜업됐고 경쟁력을 발휘했다. 올해 이명종은 27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4홀드 27⅓이닝 20탈삼진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보낸 이명종에게 매우 뜻깊은 여정이었다.
2022시즌을 돌아본 이명종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1년 차는 시작이었고, 운이 많이 좋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회도 많이 받았고, 승리와 홀드를 4개씩 기록했다"면서 "안도하지 않고 더 노력하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데뷔 시즌 경험은 더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3위를 차지한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비록 가을 야구 마운드를 밟진 못했지만, 이명종은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명종은 "개인이 잘해도 무조건 가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목표였던 엔트리에 들어서 너무 기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내 이름이 포함되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감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6월 이명종이 남긴 강력한 임팩트를 잊을 수 없다. 7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1군 마운드에 등장한 루키가 불펜진에 새로운 희망을 쐈다.
이명종은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상태여서 패기와 자신감으로 덤볐다. 데뷔 후 첫 6경기에서 점수를 주지 않았고, 그때만 해도 '어려워도 자신감이 있으면 붙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상대 타자가 잘 치는 공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 있게 나만 믿고 던졌다"라며 배짱투 비결을 전했다.
하지만 7월에 부진을 겪은 이명종은 8, 9월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명종은 "몇 경기를 잘 던지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상대를 분석한 것들을 신경 썼고, 약점을 생각했다. 내 피칭이 아닌 상대 약점에 맞춰 던졌다. 자신 있는 공이 아니어도 타자 약점에 맞춰 던졌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신경 쓰면서 생각이 많았다"라고 자평했다.
프로에서 부딪히며 성장한 이명종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확실히 아마추어와 프로의 레벨이 달랐다. 상대팀이 분석을 하고,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무대라는 것을 느꼈다.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었지만, 몸으로 느끼게 해줬다."
올해 씩씩하게 공을 뿌린 이명종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리며 유의미한 시즌을 마무했다. 이제 시선은 2023년으로 향한다. 올해보다 더 나은 차기 시즌을 꿈꾸고 있다.
이명종은 "올해보다 기록적인 면에서 더 나아지고 싶고 40이닝을 던지고 싶다"면서 "피칭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다. 올해 많이 경험했고 배웠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긴다. 올해보다 내년에 나를 더 믿고 타자를 상대하고 싶다"라며 목표를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