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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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고전끝에 부산과 1:1 무승부

기사입력 2005.03.24 08:28 / 기사수정 2005.03.24 08:28

이상규 기자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23일 저녁 7시에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수원은 전반 10분에 안효연이 부산의 왼쪽 진영에서 임관식과 신영록을 제치고 문전쪽으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공은 문전 정면에 있던 김대의의 오른발을 맞고 선취골로 이어졌다. 김대의는 이 과정에서 K리그 통산 7700호골을 달성했다. 그러나 전반 37분에 김재영이 이정효의 왼쪽 코너킥을 동점 헤딩골로 연결 시켰다.

부산에게 비긴 수원은 2승1무로 컵대회 6위를 지켰고, 부산은 2무1패로 12위로 올라섰다. 수원은 지난해 11월 7일 포항전 1:0 승리 이후 지금까지 15연속 무패 기록을 세웠지만, 컵대회 3연승 및 선두 도약에 실패했다. 그동안 컨디션 저하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김대의와 무사를 투입했지만, 경기 내용상에서 별 소득이 없었다. 대체적으로 부산에 고전한 경기 운영을 펼쳤으며, 강점이었던 공격력이 부진했다. 공격 전술이 부산에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체력 저하가 부산에게 끌려 다녔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3톱 전환, 오히려 역으로 당했다

기존에 3-4-1-2 대형을 주로 구사했던 수원은, 부산전에서 3-4-3 대형을 주로 구사했다. 김대의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한달만에 주전 선수로 복귀하자, '안효연-나드손-김대의'의 3톱이 완성된 것이다. 김대의는 주로 왼쪽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봤지만,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A3 챔피언스컵때는 '김대의-나드손-안효연'의 3톱을 구사했지만, 이번 부산전에서는 김대의와 안효연의 위치를 바꾸었다. 김대의는 전반 중반부터 안효연과 몇차례 위치를 서로 바꾸었다.

▲ 수원 공격수 김대의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그러나 3톱이 견고한 부산의 4백 라인을 제대로 위협하는데 실패했다. 전반 10분 골 상황과 2분 뒤에 김대의가 오른쪽 측면에서 부산 선수를 제치는 장면 등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부산 수비수들 앞에서 공격을 강화 하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볼 터치가 많았는데 비해 공격수들의 볼 터치가 적었다. 김대의의 움직임이 그나마 많았지만, 동료 선수 공격력을 높이기에는 다소 비효율적 이었다. 나드손은 윤희준과 배효성의 끈질긴 견제에 의해 철저하게 고립되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전 슈팅수에서 수원이 2:9로 밀렸듯이, 공격수들이 전반전에 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전에 4개의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공격수들 중에서 김대의만이 3개의 슈팅을 날렸을 뿐이다. 안효연은 지난해까지 자신의 친정팀인 부산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부산 수비수들이 안효연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골잡이 나드손이 최근들어 많은 골을 넣었기 때문에, 나드손을 상대하는 수비수들의 집중 타깃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몸싸움에 약한 나드손은, 이번 경기에서도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3톱을 구사하는 팀은, 상대팀의 3백 라인 보다는 4백 라인에 의해 약한 단점이 있다. 공격 펼칠 수 있는 공간이 4명의 수비수들의 간격에 의해 좁아지면서, 수비진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체력이 나쁘지 않았다면 수비진을 뚫은 뒤에 부산 문전에서 더 많은 슈팅을 날릴 수 있었지만, 그동안 여러 대회에 출전한 강행군의 이유로 체력조차 좋지 않았다. 김대의가 한달만에 복귀했으나 몸상태가 최상이 아니었고, 나드손과 안효연은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공격수들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동반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0일에 홈에서 3:0으로 승리한 인천전을 들여보면, 수원은 인천의 3톱을 견제하기 위해 후반 14분에 신영록을 투입하면서 부터 4백 라인으로 전환했다. 인천이 후반 8분에 교체된 192cm의 장신 공격수 황연석을 투입하자, 인천의 공격 루트가 황연석쪽으로 몰리면서 부진했던 공격력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후반 14분에 4백 라인으로 전환한 뒤에 수비수들이 수비에 치중을 두고 서로간의 간격을 좁히면서, 인천의 공격을 철저하게 차단 시켰다.

3일뒤인 이번 23일 부산전에서는, 김대의 복귀로 공격수 한명을 추가하여 3톱을 구사했다. 그러나 부산의 4백 라인에 막혀 부진했다. 결과적으로 인천전에서 효과를 봤던 전술이, 부산전에서 역으로 당하고 만것이다. 만약 김대의를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 시키고, 나드손과 안효연을 투톱으로 활용했다면, 이번 경기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뽐냈을지도 모른다. 후반 24분에 전재운을 빼고 조원희를 투입하여 3-4-1-2 대형으로 전환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나드손이 후반 13분에 교체 되었기 때문이다.


수원이 부산보다 더 고전

컵대회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번갈아 치르고 있는 양팀은, 정상적인 체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경기 내용을 반영하듯, 양팀은 체력 저하로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시즌 전부터 A3 챔피언스컵을 치렀던 수원은 좀처럼 주도권을 잡는데 어려움을 느꼈고, 부산은 전반전에 9개의 슈팅을 날리면서 수원 진영을 위협했지만 후반전에 들어와서 위력이 점차 감소했다.

▲ 수원 미드필더 전재운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부산보다는 오히려 수원이 더 고전했다. 양팀이 체력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내용상으로는 수원이 부산에게 뒤졌다. 수원이 최근들어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타팀의 견제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날 수원 선수들에 대한 부산의 압박은 강력했다.

수원은 3명의 주축 선수(이운재, 김남일, 김두현)가 국가 대표팀에 차출 되었고, 영건 2명(신영록, 황규환)은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하여 수원컵 우승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전에서는 국가 대표팀 선수 차출 공백을 황규환 등을 비롯한 백업 선수들이 잘 메웠다. 그러나 이번 부산전에서는 발군의 패싱력을 보유한 황규환 마저 청소년 대표팀에 차출되어, 김남일 공백을 실감했다. 이운재와 김두현의 공백은 김대환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웠다.

얼마전에 2군에서 1군으로 합류한 수비형 미드필더 전재운은, 이날 김진우와 함께 더블 보란치를 맡았다. 그러나 종종 패스미스를 범하는데다 부산의 날카로운 역습 공격을 번번히 차단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부산의 미드필드진을 장악하는데 한계를 드러냈고, 자신의 장점인 기동력 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경기 운영까지 불안정하여, 중원에서 수원의 중앙 공격력을 높이는데 실패했다. 이렇다 보니 나드손으로 이어지는 공격 기회가 미드필드진에서 활발하지 못했다.

송종국은 후반 24분에 조원희의 교체 투입으로 오른쪽 윙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지만, 전반적으로 오른쪽 윙백을 맡을때의 경기력이 잘 풀리지 않았다. 루시아노가 활발하게 움직였던 부산의 왼쪽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공격시에는 이정효 등에게 막혀 오른쪽 측면 공격력을 높이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 이정효의 집중력 저하로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지만, 이정효가 다시 살아나면서 부진했다. 아직 몸상태를 100% 끌어 올리지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현재 70~80% 끌어 올렸음)

이처럼 전재운과 송종국의 부진으로 오른쪽 미드필드 진영이 불안하자, 부산이 주로 왼쪽에서 공격 기회를 많이 잡았다. 이정효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루시아노의 공격을 활발하게 지원했고, 루시아노가 여러차례 수원 문전을 위협했다.

무사는 전반 초반에 루시아노에게 여러차례 농락 당하는 무기력한 경기력까지 펼쳤다. 전반 중반부터 회복 되었지만, 루시아노가 수원 진영으로 쉐도할 때마다 끈질기게 따라붙는데 버거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다 보니, 루시아노가 경기 내내 수원 문전에서 펄펄 날았다. 루시아노가 그동안 수원전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지난해 대전 시절 포함), 이번에는 루시아노의 공격력에 대한 선수들의 대비책이 약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수원vs부산, 출전선수 명단

-수원-
GK : 김대환
DF : 무사, 박건하, 마토
MF : 송종국, 전재운(후반 24분 조원희), 김진우, 이병근
FW : 김대의(후반 36분 이현진), 나드손(후반 13분 김동현), 안효연
*대형 : 3-4-3(후반 24분 이후 3-4-1-2 대형으로 전환)

-부산-
GK : 김용대
DF : 신영록, 윤희준, 배효성, 이장관
MF : 뽀뽀, 김재영(후반 32분 고창현), 임관식, 이정효
FW : 펠릭스(후반 10분 김태민), 루시아노
*대형 : 4-4-2

수원vs부산, 역대 전적 : 44전 23승10무11패 (수원 우세)

김대의, K리그 통산 7700호골 달성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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