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최근 불거진 대표팀 의무팀과 선수 개인 트레이너간 갈등 논란, 이른바 '2701호 폭로전'에 대해 상황 파악 후 필요에 따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같은 조에 편성돼 16강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잡고 기적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손흥민 전담트레이너로 영국에서 상주하다가 월드컵에 맞춰 카타르로 왔던 안덕수 트레이너가 지난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16강전이 끝난 후 SNS에 KFA 겨냥 폭로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KFA가 채용한 대표팀 전담 의무팀이 아닌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대표팀 숙소 인근에 방을 잡고 손흥민을 포함 핵심 선수 여러 명의 마시지 등을 진행했던 안 트레이너는 "호텔 2701호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왜 생겼는지 기자님들이 연락을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의 일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일로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다른 글에서는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다. 결과에 따른 책임이 선수 개개인들에게 향한다면 월드컵 기간 동안 직접 겪고 봤던 모든 말도 안 되는 일들"이라며 사실상 갈등이 있었음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KFA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KFA 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어제 선수단이 도착했다. (폭로글이)안 트레이너 한 쪽 입장이라, 선수단 관계자들을 통해 어떤 상황들이 있었는지 현지에서 전해는 듣고 있었으나 다시 확인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조사 관련)일정이나 자세한 것들은 아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로 등으로)전해들은 내용은 (의무팀과)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확인한 것이라 직접 확인을 해보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전해들은 내용만 갖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또 "선수들이랑 얘기하는 것은 다음 단계"라며 "먼저 코칭스태프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대표팀)전담 의무팀 입장도 아직 확인 단계"라고 밝혔다.
특히 대표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KFA가 어떤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며 백지에서 사실 관계 등을 철처히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정리한 후 판단하겠다. 일단 (안 트레이너의)자격증 유무부터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신설된 국민체육진흥법 시행규칙 제30조의6 2항에 따르면 KFA는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한 자만 트레이너로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안 트레이너는 이를 충족하지 않아 KFA가 채용할 수 없었고, 실제 채용에도 지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대회 기간 중 대표팀이 부진했을 경우, 대표팀이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무자격자'에게 선수단 관리 맡겼다는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었다.
반면 안 트레이너의 폭로 글들을 종합하면 자신을 실력을 경시하는 대표팀 의무팀 시선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속상했는지는 안 트레이너가 연락을 끊어 알 수가 없다.
"안 트레이너와는 서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밝힌 KFA 관계자는 "안 트레이너가 본인 SNS를 통해 밝힌 내용에 대해서 상황 파악을 먼저 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같은 입장으로 확인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라도 서로 바라보는 생각과 발언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해보겠다. 상황을 파악해가면서 필요에 따라 본인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짐에 따라 KFA는 안 트레이너 폭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FA 측은 "많은 언론사가 전반적으로 같은 질문을 주고 있어 어떤 것이 고민 지점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공식 입장문을 내보내겠다"고 했다.
한편, SNS에 올렸던 글과 달리 현재 안 트레이너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진=안덕수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