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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국,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때

기사입력 2005.03.08 12:18 / 기사수정 2005.03.08 12:18

이상규 기자

(송종국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올해초 K리그 이적시장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은, 디펜딩 챔피언 수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 주역 이었던 송종국과 김남일을 각각 페예노르트와 전남에서 영입하여 전력을 보강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후기리그와 FA컵에서 부활에 성공한 부산의 안효연, 기동력이 뛰어난 울산의 전재운과 조원희를 영입하여 전력을 강화했다. 또 2001년 정규리그 득점왕 산드로,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마토를 영입했다.

수원은 한 선수의 영입을 시작으로, 선수 영입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그 첫번째 시발점이 송종국의 영입 이었다. 네덜란드의 명문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던 송종국의 수원 이적 협상은 1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1월 6일 오전에 수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송종국의 수원행이 공식적으로 발표 되었다.

송종국의 K리그 복귀는, 팬들에게 커다란 논란을 제공했다. 송종국의 영입을 찬성하는 팬들이 많았지만, 반대하는 팬들도 만만치 않았다. 질타의 화살은 송종국 뿐만 아니라, 송종국을 영입한 수원까지 받아야만 했다. 송종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주역들 중에 한명이고, 3시즌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송종국은 엄연히 수원 선수다.

수원은 송종국 영입 이전까지, 오른쪽 윙백 자리에 약점이 있었다. 지난해 서정원(현 잘츠부르크)과 이병근 등이 오른쪽 윙백을 맡았지만, 지속적으로 맹활약 펼치지 못했다. 수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맹활약 펼친 멀티 플레이어 송종국의 영입으로 전력적인 약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송종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국가대표팀과 페예노르트에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펼쳐왔다. 페예노르트 시절에 입은 부상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때가 있었고, 팀내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결국,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 정상급 윙어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을 족쇄같이 꽁꽁 마크했던 시절에 비해 활약도가 주춤해 졌다.

특히 국가대표팀 내에서의 부진은 계속 연출 되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돋보였지만, 위치선정이 대체적으로 불안정했다. 측면 돌파시의 드리블이 예전보다 더 길어지자, 상대팀 선수들에게 종종 빼앗기는 실수를 범했다. 측면에 포진한 선수로서 중요한 볼 연결도 부정확 했다. 국가대표팀내 입지 역시 불안하게 되었고, 경기력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3시즌 동안 활약한 페예노르트에서 53경기에 출전하여 2골 5도움을 기록한 송종국은 수원으로 돌아왔다. 수원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맹활약 펼친 기량이라면, 수원에서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송종국은 그 시절에 비해 내림세에 있는 편이다. 얼마전에 받은 4주 기초훈련에 대한 회복이 더 필요해, 3월 9일 AFC 챔피언스리그 호앙 안 지아 라이와의 원정경기 18명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슬럼프에서 탈출해야 한다. 새로운 소속팀인 K리그의 명문 수원으로 이적한데다, 수원 이적시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수원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오는 12월에 일본에서 벌어지는 세계클럽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아시아 최고의 클럽팀의 선수로서, 수원과 K리그의 위상을 전 세계에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까지 맞이했다.

송종국이 슬럼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의 끈질긴 노력이 필요 하겠지만, 무엇보다 팀내에서 좋은 경쟁자가 필요하다. 경쟁자가 있어야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아 맹활약 펼치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가지고 있는 기량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수원에서 김진우와 함께 더블 보란치를 형성했던 김두현이, 지난 A3 챔피언스컵과 수퍼컵에서 오른쪽 윙백을 제대로 소화하는데 성공했다. A3 챔피언스컵 첫 경기인 선전전에서 수비력에 결함을 드러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력과 수비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수원은 김두현 등의 맹활약 속에서, A3 챔피언스컵과 수퍼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송종국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기 이전까지는, 김두현이 꾸준히 오른쪽 윙백을 소화할 것이다. 현재 수원의 더블 보란치를 형성하는 '김진우-김남일' 조합이 갈수록 높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김두현이 다시 중원으로 포진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이 가능하지만, 기복있는 경기력 등으로 안정감을 심어주기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더 많이 출전하게 된 것이다.

송종국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더라도, 곧바로 붙박이 주전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4주 군사훈련의 영향으로 수원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면서 기량을 극대화 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붙박이 주전 오른쪽 윙백을 굳히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4세 어린 김두현 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실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는 수 밖에 없다.

송종국의 나이는 26세. 수원 내에서는 중간 세대에 속하는 나이다. 지난해 시즌까지 중간 세대가 취약했던 수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간 세대는 팀내 노장 세대와 젊은 세대에 속하는 젊은 선수들과의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팀의 중간 세대가 좋으면, 노장 세대와 젊은 세대간에 일종의 괴리감까지 막을 수 있다. 이는 수원 선수들의 결속력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송종국은 팀내에서 중간 세대에 속하는 선수로서 팀 분위기를 높여야 한다. 이는 중간 세대에 속하는 김남일 등도 마찬가지다.

송종국이 수원에서 성공하여 슬럼프에 탈출할 경우, 수원은 아시아 최고의 클럽팀을 가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다. 세계클럽 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 펼쳐 수원의 선전을 이끌 경우, 자신의 가치가 오를 수 있다.

이 기세를 몰아,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한국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한국의 좋은 성적을 이끌 것이다. 무엇보다 2005년을 보람차게 잘 보내야, 슬럼프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할 것이다. 2005년은 송종국이 수원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한 중요한 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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