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6:35
스포츠

'레슬매니아 21로 가는 길', 그 세 번째 WWE 한국 투어

기사입력 2005.02.06 22:45 / 기사수정 2005.02.06 22:45

박지훈 기자

오늘(2월 5일)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벌어진 WWE의 세 번째 한국 투어 “레슬매니아 21로 가는 길”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투어는 바로 전날 일본에 있었던 RAW 녹화쇼 관계로 대부분의 RAW 슈퍼스타들을 안방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때문에 13,595명이 수용 가능한 잠실 체육관의 관중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레슬링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이들은 쇼 내내 저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레슬러의 기술 하나 하나에 큰 함성으로 보내 한껏 열기를 더했다.

오프닝

이날 오프닝은 WWE의 공인 링아나운서 릴리안 가르시아가 문을 열었다. 우선 간단한 인사말로 시작한 그녀는 바로 이어 RAW 브랜드의 단장 에릭 비숍을 소개한다. 이어서 특유의 ‘I'm back' 노래 소리와 팬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에 울려 펴지면서 비숍이 링에 올랐다. 그리고 이미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댄디 중년‘이란 별명처럼 멋지게 대진표를 소개해 한껏 흥을 돋구었다. 비숍의 발표가 끝난 후 바로 첫 번째 경기인 WWE 태그팀 챔피언십 매치가 이어졌다. 

[첫 번째 경기] - WWE 태그팀 타이틀 매치: 윌리엄 리갈 & 타지리(c) vs 라 레지스탕스

첫 경기인 만큼 엄청난 환호와 함께 태그팀 챔피언인 리갈 & 타지리 팀이 링에 오른다. 사실 1월 31일 RAW까지만 해도 라 레지스탕스가 태그팀 챔피언이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바로 전날 있었던 RAW(일본 현지 녹화 방송)에서 챔피언이 바뀌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리갈 팀과는 전혀 다른 야유를 받으며 라 레지스탕스가 등장한다. 경기 시작 후 첫 주자로 나선 리갈과 랍 콘웨이는 주로 관절기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경기 중반 리갈은 나이는 못 속이는지 몇몇 장면에서 기술적으로 몇 가지 실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관중들은 그에게 여전히 환호를 보내주었다. 물론 리갈이 관중들의 사랑을 받긴했지만 역시 이 경기의 주인공은 타지리였다. 경기 초반 허리케인 러너와 멋진 힐킥으로 레지스탕스의 기선을 제압한 그는 경기 중반 실링 그리니어에게 밀리던 리걸을 도와 토네이도 DDT, 엔지그리 등 화려한 기술로 국내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타지리 특유의 핸드스프링 백 엘보우와 타란튤라 등 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한판이었다. 경기 막판 심판이 방심한 틈을 타 레지스탕스의 그리니어가 국기를 무기 삼아 사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눈치를 챈 타지리는 피한 후 심판 몰래 그린 미스트(독무)를 작렬시킨다. 이후 그의 마지막 기술인 킥 오브 데쓰(정식 명칭은 사바테 킥)까지 작렬하면서 타이틀을 방어한다.

윌리엄 리갈 & 타지리 팀 승리 - WWE 태그팀 챔피언 타이틀 방어


[두 번째 경기] - 크리스천 vs 라이노



이어서 벌어진 경기는 ‘캡틴 카리스마’ 크리스천과 ‘고어의 사나이’ 라이노의 대결이었다. 경기 초반 약삭빠른 캐릭터답게 조금만 불리해지면 로프 잡고 버티기, 링 밖으로 도망가기로 관중의 야유를 받던 크리스천. 그러나 결국 라이노에게 잡혀 고릴라 프레스와 링 포스트에서의 10 카운트 펀치까지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라이노의 고어를 살짝 피한 후 그대로 자신의 피니쉬인 언프리티어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둔다.

크리스천 승리


[세 번째 경기] - WWE 우먼스 챔피언 타이틀 매치: 빅토리아 vs 트리쉬 스트라투스(c)



이어서 남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빅토리아와 트리쉬의 경기가 펼쳐졌다. 특히 트리쉬는 등장시 목에 깁스를 한 체 나타나 관중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훌륭한 악녀 연기는 오히려 야유를 불러 일으키며 다시 경기에 몰입하게 하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빅토리아에게 공격을 당한 트리쉬는 목 쪽의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중단을 요구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빅토리아도 난색을 표시했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트리쉬의 강력한 킥 한방에 경기의 승패는 갈리고 만다. 이후 트리쉬는 깁스가 가짜였다는 것을 보여주며 자신에게 속은 빅토리아와 관중들을 조롱한 후 링을 내려온다. 특히 이 경기는 이날 경기 중 가장 짧았던 경기로 트리쉬의 모습을 더 보길 원했던 관중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트리쉬 스트라투스 승리 - WWE 우먼스 챔피언 타이틀 방어


[네 번째 경기] - 무하마드 하산 (w/다바리) vs 크리스 제리코

특유의 아랍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등장 음악과 함께 무하마드 하산이 매니저인 다바리와 함께 무대위로 오른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악역 신인 레슬러답게 관중들의 야유 또한 대단했다. 그리고 이어진 'Y2J' 크리스 제리코의 등장. 재작년 한국 투어때 악역으로 엄청난 야유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와 함께 등장한다. 또한 제리코홀릭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화려한 마이크웍까지 자랑하며 하산 팀의 전의를 상실하게 하기도 했다. 특히 경기 중반 제리코는 자신의 장기인 핫 샷에 이어 피니쉬인 월스 오브 제리코를 시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하산도 제리코에게 넥브레이커를 2회 연속 성공시키며 승리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경기는 막판 제리코가 자신의 승리 커넥션인 불독, 라이언설트를 작렬시키며 커버에 들어가지만 다바리의 방해로 실패한다. 여기에 흥분한 제리코가 다바리를 공격하는 틈을 타 하산이 기습적인 롤업에 들어가고 카운트 3를 얻어낸다.

무하마드 하산 승리

[다섯 번째 경기] - No Disqualification 매치: 진 스니츠키 vs 케인

RAW가 자랑하는 최고의 빅맨들인 진 스니츠키와 케인의 경기였다. 경기 초반 케인은 힙토스에 이은 드롭킥을 선보였는데 몸눌림이 얼마나 재빠른지 도저히 326파운드(약 148Kg)의 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경기 중반에는 DQ(반칙패)가 없는 경기인 만큼 쟁반과 마이크, 스틱, 체어 등 다양한 무기가 등장했다. 특히 케인이 스니츠키를 상대로 쟁반위에 시전한 DDT는 일품이었다. 또한 스니츠키와 케인이 동시에 빅붓을 날리는 장면 또한 인상깊었다. 경기는 막판 의자로 공격하려는 스니츠키를 빅붓으로 제압한 케인이 이어서 자신의 피니쉬인 초크슬램을 작렬하며 힘겨운 승리를 따낸다.

케인 승리

[링 세그먼트]

다섯 번째 경기가 끝난 후 키드락의 노래 ‘레그(legs)’가 울려 퍼지면서 그녀가 등장한다. 바로 스테이시 말이다. 또한 RAW의 새로운 디바 ‘크리스티’와 함께 등장해 관중들에게 트리플H의 로고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나눠준다. 안타깝게도 경기는 하지 않았지만 남성팬들은 충분히 만족한 듯 보였다.


[여섯 번째 경기] - WWE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타이틀 매치 : 에지 vs 셀턴 벤자민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이어서 에지와 셀턴 벤자민의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전이 벌어졌다. 두 선수 모두 엄청난 환호와 함께 등장했지만 그들의 역할에 맞게 관중들은 금새 야유와 환호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에지는 이날 최고의 야유를 이끌어내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경기 중반 흥미로웠던 장면은 에지가 셀턴을 링 밖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그의 모습이 사라진 대목이었다. 어리둥절한 에지는 등 뒤로 갑자기 나타난 셀턴을 보고 눈이 휘둥글해지기도 했다. 경기는 막판 셀턴이 최근 자주 사용하고 있는 티본슈플렉스를 성공시키며 타이틀을 방어한다.

셀턴 벤자민 승리 - WWE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타이틀 방어

[일곱 번째 경기] - 크리스 베노아 vs 바티스타

이어서 엄청난 환호와 함께 크리스 베노아가 등장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더 엄청난 환호 속에 바티스타가 무대를 향해 나타난다. 이 경기는 경기 내용보다 관중들의 반응이 더 흥미로웠다. 이미 잠정적으로 턴페이스(선역전환)가 확정된 악역인 바티스타이기 때문에 등장 때 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에도 관중들은 베노아와 바티스타를 번갈아가며 연호했다. 특히 바티스타가 베노아에게 카멜 클러치를 걸었을 때는 오히려 바티스타를 외치는 팬들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경기 또한 두 선수 모두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바티스타가 강력한 스파인 버스터와 사이드 슬램을 선보이자 베노아도 찹과 저먼 슈플렉스로 응수하며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경기는 막판 베노아의 다이빙 헤드벗을 피한 바티스타가 그대로 싯다운 파워밤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챙겼다.

바티스타 승리

[여덞 번째 경기] - [메인이벤트] WWE 월드 헤비웨잇 챔피언 타이틀 매치 : 트리플H(w/릭 플레어) vs 랜디오튼(w/숀 마이클스)

드디어 관중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이벤트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먼저 이날 최고의 환호와 함께 등장한 트리플H는 여전히 릭 플레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선수는 HBK 숀 마이클스. 그 특유의 ‘섹시 보이’ 뮤직은 관중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음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랜디 오튼이 등장하고 경기는 시작되었다. 초반 기세는 랜디 오튼이 잡았다. 하지만 힙토스에 이은 RKO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드롭킥에 이어 다시 한번 RKO를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으면서 트리플H에게 주도권을 넘긴다. 이어서 트리플H는 굉장한 높이의 버티컬 슈플렉스를 작렬했고 자신의 피니쉬인 페디그리를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오튼이 다시 한번 RKO를 시도하고 트리플H는 이를 다시 스파인버스터로 뒤집는 등 두 선수 모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진 경기를 보여준다. 특히 오튼은 최근 뇌진탕 증세(실제인지 스토리상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물론 트리플H도 최고의 악역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는 경기 중반 서서 기절하는 모습과 펀치를 맞고 다리를 후들거리는 모습 등 관중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경기는 막판 릭 플레어에게 정신이 팔린 오튼에게 트리플H가 페디그리를 성공시키며 메인이벤트의 막을 내렸다.

트리플 H 승리 - WWE 월드 헤비웨잇 챔피언 타이틀 방어

[After Match]

하지만 쇼는 끝이 아니었다. 경기 후 정신을 잃은 오튼을 뒤로 하고 트리플H와 플레어는 HBK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내 정신 차린 오튼이 합류하고 그토록 관중들이 연호하던 RKO를 트리플H에게 성공시킨다. 또한 HBK 역시 스윗 친 뮤직을 플레어의 턱에 정확히 적중시키며 쇼의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투어는 갑작스런 스케쥴로 인한 홍보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들이 찾았고 또한 반응도 뜨거웠다. (일부 언론들은 빈자리가 보였다고 하지만 그건 VIP석의 특성상 바리케이트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였다. 또한 일부 팬들이 앞에서 보기 위해 몰리는 바람에 자리가 비어보였던 것이다.) 특히 호응 및 관람 수준이 점점 높아져만 가는 레슬매니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건만 해도 이번 투어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본에서 RAW와 스맥다운의 TV 쇼 녹화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특혜를 받았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은 국내 시장이 WWE의 눈에 들어올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투어만큼 팬들의 지지가 계속된다면 국내에서의 RAW, 스맥다운 생방송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해본다. 



<사진 출처 - 동맥 기자님 뉴스클럽>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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