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의사소통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의 고민을 상담했다.
2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오은영이 의사소통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와 상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아내는 남편이 일상생활 속의 사소한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않아 의사소통에 오류가 생기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 나아가 아내는 남편이 공감 능력이 없다고 느껴 사이코패스인지 의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내는 "결혼하고 나서 친오빠가 교통사고가 났었다. 그날 오빠가 병원에 입원을 하고 엄마가 울면서 전화가 왔다. (밥을 차려주려고) 빨리 가고 싶긴 한데 제 딴에는 배려한다고 참고 이야기했다. 국을 퍼서 차리고 있는데 뒤에서 콧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거다"라며 과거 일화를 공개했다.
아내는 "밥을 먹는다고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너무 심각하고 그런 와중에 '동생이 교통사고가 나도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고 덩실덩실 춤을 출 수가 있느냐'라고 했더니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냐'라고 갑자기 숟가락을 집어던지면서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갔다. 저는 저 혼자 병문안을 갔다. 그날 술에 취해서 들어와서 대화를 못 했다"라며 설명했다.
남편은 "대학병원이나 이런 큰 병원도 아니고 해서 '많이 안 다쳤는데 오해를 하는구나' 싶었다. '점심 먹고 병원 갔다가 놀러 가자' 생각하긴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많이 다쳤더라. 너무 미안하더라. 처남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는데 응어리가 잘 안 풀리는 것 같다"라며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은 작업 기억력 때문이라고 분석했고,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고 허구한 날 까먹는 분이다. 까먹는다는 표현이 딱 맞다. 그리고 이 주제에서 약간 옆 길로 가 있는 거다. 이게 어떨 때는 주파수가 안 맞으니까 원래 공감 능력이 없는 분은 아닌데 그 순간에는 공감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거다"라며 못박았다.
또 아내는 어린 시절 부모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운동을 하는 오빠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부모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 오은영은 "어떤 사람은 굉장히 독립적인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독립적이다. 이 사람의 내면 안에는 허구의 독립이 있다. 어릴 때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경험을 못 했든가 어린 나이에 지나치게 독립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러면 겉으로는 '의젓하 딸이야. 손도 안 가네' 칭찬을 받지만 의존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걸로 오는 욕구가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대상 배우자한테만큼은 편안하게 기대고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가장 어려울 때 나를 위로해 주고 보호해 주고 하는 그런 걸 굉장히 원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게 있었다면 연애 때 본 남편은 이걸 채워줄 수 있는 남편이라고 생각한 거다. 다 거두절미하고 '이거 하나만 있다면 나한테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게 채워지면 행복하고 편안할 것 같은데' 하고 결혼을 했다. 남편한테 '생선 이거 먹을까?' 했는데 대답을 안 한다. 그러면 그런 결핍이 없는 사람은 '가는 귀먹었어?' 이걸로 끝이다"라며 강조했다.
오은영은 "이 결핍이 있는 사람은 사소한 이 순간에도 내가 버려진 것 같은 극도의 외로움이 몰려온다. 이건 거의 인생의 전체를 뒤흔든다. 굉장한 절망감이 오고 앞이 캄캄하고 어릴 때부터 겪었던 결핍으로 인한 힘든 마음을 죽을 때까지 겪어야 하는구나. 이러면 견딜 수가 없다"라며 덧붙였고, 아내는 끝내 눈물 흘렸다.
오은영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시청자분들께서는 '저 여자 너무한다. 맨날 아무것도 안 하는 남편도 있는데. 어설프면 뭐해. 남편 착하네'라고 한다. 착하다. 착하다고 상처 안 주냐. 착하지만 부부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고 서로 보듬고 채워줘야 하는 게 있는데 일부러 안 하신 건 아니지만 거기서 부조화가 생기면 착해도 의외로 상처를 주고 있다"라며 당부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