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최근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가 실종 의혹이 제기됐던 이란의 엘나즈 레카비(33)가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BBC, AP통신 등 외신은 레카비가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이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입국 터미널에 대기 중이던 수백 명의 환영 인파가 "레카비는 영웅"이라고 외치면서 귀국길을 반겼다고 전했다.
레카비는 공항에서 진행된 이란 국영방송과 짧은 인터뷰에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기는 하지만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란에 돌아왔다. 신께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카비는 지난 10~16일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하지만 경기 중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회 마지막 날 실종 의혹이 제기됐다.
이란은 지난달 13일 히잡 불량 착용을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의문사하면서 반체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레카비가 한국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부분이 '히잡 시위'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레카비는 일단 "신발을 신고 장비를 챙기느라 히잡을 쓰는 것을 까먹고 경기에 출전했다"며 해명했다.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히잡 문제는 나의 부주의였다.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외신들은 여전히 레카비의 안전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AP통신은 "레카비가 테헤란 공항을 빠져나온 뒤 승합차에 올라탔고 이후에는 어디로 갔는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일단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카비의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IFSC는 "레카비가 이란 테헤란에 무사히 도착했다며 현재 가족과 함께 있다"며 "서울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란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합동회의를 열고 IOC와 우리는 레카비가 앞으로 훈련 과정에서 어떤 일도 겪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IOC, 이란 국가올림픽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겠다"며 "레카비가 2023 시즌이 시작될 때 IFSC 서킷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엘나즈 레카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