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 실패한 시즌이 됐다. 내년에는 반드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은 10일 수원 kt 위즈전을 끝으로 2022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겨울 4년 총액 64억 원에 NC와 FA 계약을 체결하고 15년간 몸담았던 롯데와 나고 자란 부산을 떠나 창원으로 둥지를 옮길 때부터 화제를 뿌렸지만 성적은 자신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 0.277 4홈런 48타점 OPS 0.714는 손아섭이기에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는 기록이었다. 개막 직후 21타석 연속 무안타로 출발이 좋지 못했고 7~8월 슬럼프에 빠지며 트레이드 마크였던 3할 타율 달성에도 실패했다. NC 역시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했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로 창원 팬들에게 작은 선물을 안기기도 했지만 손아섭은 올 시즌을 '실패'라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변명의 말 대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손아섭은 "내가 원했던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팀도 5강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실패 속에서 분명히 얻은 것도 있다. 이 실패를 발판 삼아서 내년에는 좀 더 나은 내 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손아섭은 롯데 시절이던 2010년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후 올해 처음으로 시즌을 치르면서 몸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유의 근성은 변함이 없었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신체는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절감하게 했다.
손아섭은 이 때문에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겨우내 몸을 만드는 과정을 조금 바꿔보려고 한다. 지금보다 더 강인하고 탄탄한 체력을 만드는 게 목표다.
손아섭은 "올해 처음으로 힘이 부친다는 느낌을 받았고 신체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트레이너와 상의를 해야 하지만 조금 더 변화를 줘야 될 것 같다"며 "순발력이나 민첩성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아직까지는 괜찮다. 다만 근력 강화가 필요할 것 같고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힘 있게 게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초반 안타도 안 나오고 NC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팀 성적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체력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신적인 부분은 팀 성적, 개인 성적이 좋으면 해결되는 심플한 부분이다. 우선 내년에는 체력적으로 준비를 잘해서 슬럼프가 길어지는 걸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팀 내 핵심 베테랑 선수로서의 역할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어린 후배들에게 과거처럼 근성, 악바리 정신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입장이다.
손아섭은 "후배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나태한 플레이가 보일 때 내가 쓴소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뭔가 말로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내가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게 맞다"며 "내가 솔선수범해서 후배들이 뭔가를 느끼면 좋은 거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