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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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호날두' 없는 맨유는 유명무실?

기사입력 2007.11.26 19:43 / 기사수정 2007.11.26 19:43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29년 만에 볼튼 원정 패배, 맨유의 굴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리그 18위 볼튼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해 프리미어리그 10연속 무패 행진(9승1무)을 마감했다. 이는 맨유가 2002년 9월 11일 볼튼과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한 이후 5년 만의 패배이며 원정에서는 29년 만에 패한 것이다.

이번 볼튼전은 맨유의 두 에이스인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가 무척 그리웠던 경기였다. 맨유는 두 선수가 각각 부상과 A매치 차출로 인한 휴식으로 결장하자 힘을 못 쓰고 약체 볼튼에 패하는 쓴맛을 봤다. 맨유는 지난 8월 19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0-1로 패할 때도 두 선수가 동시에 결장한 바 있어 에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약점을 드러냈다.

루니와 호날두가 빠진 맨유의 2% 부족한 전력은 경기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볼튼전 이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24골 퍼붓는 다득점 공격축구로 큰 재미를 봤지만 볼튼전에서 미드필더진 장악마저 실패하고 무득점에 그쳤다. 팀 전력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 없이 볼튼의 잇따른 카운트 어택에 밀리며 원정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특히 '사아-테베즈'로 짜인 투톱 라인은 두 선수 사이의 주고 받는 유기적인 호흡이 전무할 정도로 팀 공격력에 큰 문제점을 남겼다. 카를로스 테베즈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2선까지 내려오는 고군분투를 펼쳤지만 아직 경기 감각이 살아나지 못한 루이 사아의 소극적인 움직임이 아쉬웠다. 만약 루니가 사아였다면 저돌적인 문전 돌파와 움직임을 앞세워 테베즈의 공을 받으며 볼튼 수비진영을 무너뜨렸을지 모른다.

호날두가 빠진 측면 공격도 불안했다. 라이언 긱스와 루이스 나니는 상대팀의 측면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측면 돌파 과정에서 자잘한 실수를 범하며 공을 빼앗기는 문제점을 남겼다. 동료 선수와의 호흡도 맞지 못해 경기의 맥을 끊는가 하면 나니는 좋은 공격 찬스가 생기는 과정에서 몇 차례 볼을 오래 끄는 불안한 볼 컨트롤을 보였다.

맨유의 문제는 루니와 호날두 공백뿐만이 아니었다. '하그리브스-캐릭'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마치 '자석의 N-N극'을 보는 것처럼 서로 잦은 패스 미스를 연발하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상대팀 진영 장악 이후 파상 공격을 펼치는 기존 스타일과 달리 볼튼 역습에 쉽게 뚫리는 허점을 노출했다. 그나마 후반 14분 안데르손 투입 이후 맨유 전력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맨유는 볼튼전 패배로 선두 아스날에 승점 3점 뒤지고 3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점차로 쫓기는 힘겨운 순위 경쟁을 벌이게 됐다. 오는 12월 4일 풀럼전에서는 루니와 테베즈가 복귀할 예정이어서 공격력 향상을 꾀할 것으로 보이나 두 선수의 의존도가 확연히 드러났던 볼튼전 패배에 대한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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