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3 08:58 / 기사수정 2011.04.23 08:58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공교롭게도 한 장소에서 만났다.
23일 현재 가코는 타율 0.250 10타점, 알드리지는 타율 0.182 3홈런 8타점이다. 가코는 결승타만 3개를 기록하며 영양가 있는 타점을 잘 올려준다는 호평을 받았으나 최근 5경기 타율은 0.067이고 3경기 연속 타점도 없었다. 알드리지는 정확성은 떨어지더라도 홈런 3개로 한 방 능력이 있다는 게 검증됐지만 최근 9경기 연속 무홈런이다. 결국, 에둘러 장점을 꼽자니 이런 말이 나온 것일 뿐, 두 외국인 타자의 시즌 초반 클러치 능력과 장타력 모두 투수를 압도하는 맛이 없는 건 분명하다.
딜레마도 있다. 외국인 선수라면 누구나 한국 리그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다만 투수의 경우 적응과는 별개로 자신의 주무기로 어느 정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반면 타자는 국내 리그 모든 주요 투수들에 대한 분석이 돼 있지 않으면 기량을 발휘할 수가 없다. 공격은 타자가 하지만 실제로 투수가 능력껏 공을 던질 때 경기가 진행되는 야구의 특성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투수든 타자든 '적응'이 사치가 될 정도로 시즌 초반 총력전 속에서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게 곧 팀 성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코와 알드리지는 외국인 투수에 비해 어느 정도 불리한 여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갈 길 바쁜 두 외국인 타자가 22일 목동에서 만났다. 간접적으로 맞대결을 펼친 셈이다. 알드리지는 4타수 1안타(2루타), 가코는 2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더구나 이날 경기 막판 둘 다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팬들의 탄식을 자아내고야 말았다.
7회말. 넥센은 삼성 2루수 신명철의 실책이 빌미가 돼 3-2역전에 성공한 이후 2사 1,2루 찬스를 맞이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 타석에는 알드리지가 들어섰다. 그러나 150km을 상회하는 타점 높은 직구를 던지는 왼손 셋업맨 권혁은 알드리지가 넘기 힘들었다. 볼카운트 0-1에서 배트가 다소 밀리며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추가 타점이 나왔다면 이날의 ‘히어로즈’ 중 한 명은 틀림없이 알드리지였을 것이다.
가코는 8회초가 아쉬웠다. 삼성이 7회말 2-3으로 역전을 당했으나 곧바로 8회초 2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가코는 송신영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가코의 한 방만 나왔더라면 분위기는 다시 삼성 쪽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지나친 선구안 위주의 타격에 송신영의 한복판 투구도 지켜볼 정도였다. 이렇게 두 외국인 타자는 22일 첫 만남에서 각자 영웅이 될 기회가 있었음에도 움켜잡지를 못했다.
둘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설령 23~24일 경기서 극단적으로 명암이 엇갈리더라도 당장 두 선수의 입지에 변화가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시간이 흘러 김시진 감독과 류중일 감독의 인내심이 바닥에 이른다면 이번 맞대결의 결과는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도 있다. 가코와 알드리지의 위기 속 생존 경쟁이 이번 주말과 휴일 목동을 달군다.
[사진=가코 알드리지 ⓒ 엑스포츠뉴스 DB]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