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살아 있는 전설 이대호가 개인 통산 7번째 단일 시즌 100타점의 대업을 이루고도 웃지 못했다. 수많은 팬들이 고대하고 그 자신도 갈망했던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정규시즌 최종전과 은퇴식을 준비하게 됐다.
이대호는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6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출루하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롯데가 0-3으로 뒤진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1사 1·3루 찬스에서 투수 강습 땅볼에 그쳤지만 3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팀에 귀중한 만회점을 안겼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세 번째 타석에서 불을 뿜었다. 롯데가 1-4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1루서 두산 선발투수 최승용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3-4로 만들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97타점을 기록 중이었던 가운데 시즌 23호 홈런으로 100타점째를 채웠다. 2009, 2010, 2011, 2017, 2018, 2020 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7번째 100타점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이대호의 분전에도 롯데는 두산에 3-9로 무릎을 꿇었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점수 차를 좁혔지만 6회초 수비에서 3루수 한동희의 실책이 빌미가 돼 두산에 추가점을 내줬고 9회초에는 불펜까지 붕괴되면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트래직 넘버 '1'이 소멸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이제 '선수' 이대호를 볼 수 있는 건 오는 5일 창원 NC전, 8일 사직 LG전뿐이다.
이대호는 2020 시즌 종료 후 롯데와 2년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2022년을 끝으로 은퇴를 공헌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이를 악물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140경기 타율 0.335 23홈런 100타점 OPS 0.889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였다. 전력이 약한 롯데 팀 상황상 이대호 혼자 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대호 역시 일본(2012-2015), 미국 메이저리그(2016) 생활을 마치고 롯데로 돌아온 2017년(준PO 탈락)을 끝으로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털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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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