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인턴기자) 과거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파비오 카펠로가 '축구황제' 호나우두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1996/97, 2006/07시즌 두 차례 레알 지휘봉을 잡았던 카펠로는 레알 2기 시절이었던 2006/07시즌 레알은 프리메라리가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시즌 중반까지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승점 9점 뒤졌지만 시즌 막판 상대전적 우위로 역전에 성공했고, 2시즌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카펠로는 레알의 역전 우승 원동력은 호나우두의 방출이었다고 기억했다. 카펠로는 "호나우두를 방출하고 안토니오 카사노를 영입하기로 한 결정은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면서 "당시 우리는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를 뒤집고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자랑스럽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호나우두의 사생활이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카펠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AC 밀란 회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 호나우두에 대해 물어본 게 기억난다. 난 그에게 "호나우두는 훈련도 잘 하지 않으면서 파티와 여자만 탐한다. 그를 밀란으로 데려가는 건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다음날 '호나우두 밀란 이적'이라고 적힌 신문 헤드라인을 봤다. 정말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PSV, 바르셀로나, 인테르를 거쳐 2002년 레알에 합류했던 호나우두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줬다. 이적 첫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30골을 기록하는 등 레알에서만 177경기에 나서 104골을 득점했다.
하지만 레알에서의 마지막 시즌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전부터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2006 독일 월드컵 전후를 기점으로 현저하게 폼이 떨어졌다. 여기에 뤼트 반 니스텔루이와의 경쟁에서 밀려나 시즌 전반기만 소화하고 2007년 1월 밀란으로 이적했다.
한편, 카펠로는 약 35년 간의 감독 인생 중 레알이 가장 특별한 팀이었다고 말했다. 카펠로는 "홈 구장 베르나베우는 마치 성역과 같았다. 언제나 책임이 막중했다"라면서도 "레알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모두 데려오는 팀이었고, 그에 걸맞는 팀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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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