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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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몸'된 그레이싱어, '일본 가길 잘했네!!'

기사입력 2007.11.20 20:51 / 기사수정 2007.11.20 20:51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다니엘 리오스(35. 두산 베어스)의 대타'로 2005'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았던 세스 그레이싱어(32. 사진).

그레이싱어는 제프 위버(31. 전 시애틀 매리너스), 크리스 벤슨(33.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등 당시 최고의 투수 유망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미국 대표로도 활동했던 화려한 전력을 자랑한 투수다. 그는 KIA에서 한 시즌 반 동안 20승 18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하며 KIA 마운드를 이끌었다.

2006' 시즌 후 KIA와의 재계약에 확답을 주지 않다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급선회했던 그레이싱어는 2007' 시즌 16승(1위, 2 완봉승) 8패 평균자책점 2.84의 뛰어난 성적으로 센트럴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이른바 '재팬 드림'을 일궈낸 것.

연봉 4800만 엔의 센트럴리그 다승왕 그레이싱어는 1년 만에 일본 무대에서 '귀한 몸'이 되었다. 소속 팀인 야쿠르트는 2년 총액 4억 엔을 제시했으나 선수 본인이 퇴짜를 놓은 상태.

야쿠르트는 이미 베테랑 좌완 이시이 가즈히사(34)가 세이부 라이온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레이싱어까지 이탈하면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겨 최선의 계약을 제시했으나 이미 물 건너간 상황.

에스테반 얀(32)을 미국으로 돌려보낸 한신 타이거스가 그레이싱어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신은 2년 총액 6억 엔의 연봉을 준비해 놓고 오는 12월 그레이싱어와의 계약 협상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31)의 소속 팀인 요미우리 또한 그레이싱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쓸 마무리 투수 보강이 시급한 요미우리는 그레이싱어 보다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마무리로 뛰던 '101마일의 사나이' 마크 크룬(34)에 더 주목하고 있는 상황.

그레이싱어가 일본에서 날아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바로 '서클 체인지업'이다. 그립의 모양을 본 따 'OK 볼'이라고도 불리는 이 공은 '회장님' 송진우(41. 한화 이글스)의 주무기였으며 현재는 류현진(20. 한화)이 즐겨 쓰는 볼 중 하나다.

그레이싱어의 'OK 볼'은 다른 투수들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전형적인 'OK 볼'이 엄지와 검지 끝이 맞닿는, 속칭 '쩐'을 연상시키는 그립이라면 그레이싱어는 검지를 엄지 위로 겹치게 하면서 중지와의 간격을 벌렸다.

이는 약간 시계 반대 방향(투수의 관점에서)으로 떨어지는 보통의 서클 체인지업과는 달리 아래로 떨어지는 움직임이 컸다. 그레이싱어의 'OK 볼'은 정통 포크볼에 비해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대신에 움직임은 포크볼 못지않았다.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특이한 움직임의 'OK 볼'. 그레이싱어의 이 귀중한 무기는 '재팬 드림'의 신호탄, 그 이상을 쏘아올렸다. '귀한 몸'이 된 그레이싱어. 그는 지금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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