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영종도, 김지수 기자) "내 몸에는 스트라이프가 흐르고 있는데 아쉽네요."
박용택 KBS n 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16일 JTBC 예능 '최강야구'에 함께 출연 중인 이승엽, 정근우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를 찾았다.
세 사람과 오는 17일 같은 장소에 마련되는 특별 제작 경기장에서 메이저리그 레전드 4인, 여자 야구 및 소프트볼 선수,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특별 초청된 각 분야 크리에이터와 3인 1조로 팀을 나눠 홈런 레이스 대결을 펼친다.
박용택의 경우 보스턴의 2013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자니 곰스와 미국 소프트볼 여자 국가대표 조슬린 알로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박용택은 기념 사진 촬영 등 사전 행사를 마친 뒤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양키즈 유니폼을 입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내 몸 안에는 스트라이프(줄무늬)가 흐른다고 얘기를 했는데 오늘 여기 오지 않은 김태균이 양키스팀에서 뛰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주최 측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싶은 박용택의 바람을 이유 없이 묵살한 건 아니었다. 박용택, 이승엽, 정근우는 현재 '최강야구'에 출연하면서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지만 김태균은 2020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택이 양키스팀으로 갈 경우 밸런스 붕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최 측은 행사 당일 재미를 위해서라도 김태균을 양키스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박용택은 "나와 승엽이 형, 근우는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안배 차원에서 태균이가 양키스로 갔다"며 "보스턴 유니폼도 재질은 굉장히 좋다. 이걸 입고 있으니까 왜 내가 어릴 때 빅리그를 꿈꾸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해 2020 시즌까지 19년 동안 통산 2237경기 타율 0.308 213홈런 2504안타 1192타점 313도루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KBO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은 당분간 박용택의 이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현역 시절 등번호 33번이 구단 역대 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우승반지는 끼지 못했지만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영광을 대부분 누렸다. 그러나 은퇴 후 그라운드를 떠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가져보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은 있는 듯했다.
박용택은 "2006 WBC 때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직접 뛰어보기도 했지만 정말 시설이나 환경이 좋았다. 특히 펫코파크(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가 기억난다"며 "추신수가 한국에 오고 나서 경기장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미국은 정말 집보다 라커룸이 편했다. 없는 게 없었고 뭐든 다 있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오늘 양키스 출신 닉 스위셔를 만났는데 쇼맨십도 있고 보기 좋았다"며 "일단 자기가 해야 할 걸 잘해야 하기도 하지만 스위셔처럼 떠들썩하고 활발한 부분이 보기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종도, 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