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마산, 윤승재 기자) “3년 동안 창원NC파크는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조급해질까봐요.”
NC 다이노스 투수 이민호가 3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2군이지만 3년 만의 복귀전에서 1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이민호는 1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리그 상무 야구단과의 경기에서 3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14구를 던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이날 이민호가 던진 공은 최고 143km/h. 전성기 시절의 강속구만큼의 구속은 아니었지만,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였다는 점에서 해당 구속은 꽤 고무적이었다.
3년 만의 실전 마운드. 이민호는 2019년 9월 5일 KIA와의 퓨처스 경기 이후 1105일 만에 처음으로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이민호는 “3년 만에 오른 마운드라 기분이 새로웠다. 오랜만에 마산야구장 마운드 위에 서니 2017년 좋았을 때 생각이 나더라. 기분이 정말 좋았다”라며 복귀전을 돌아봤다.
이민호는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긴 재활 터널 밑에서 지내야 했다. 2019년 연말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수술대에 올랐고, 2020년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군 복무에 임했다. 2021년 소집해제된 이민호는 이듬해인 올해 팀에 복귀했으나, 우측 어깨 통증 등 잔부상으로 실전 대신 재활에만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수술했던 팔꿈치 통증도 없고, 시즌 초 괴롭혔던 어깨 통증에서도 자유로워진 상황. 이민호 역시 “이제 아픈 곳은 하나도 없다. 후련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렇게 이민호는 쾌조의 컨디션으로 그리웠던 마산 마운드에 올랐고,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이제 이민호의 시선은 1군으로 향한다. 그동안 TV로만 지켜봤던 창원NC파크 마운드에 다시 서서 그리웠던 NC팬 앞에 나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민호는 “그동안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경기는 한 번도 가서 보지 않았다. 가면 내가 괜히 조급해질까봐 갈 수가 없었다. 대신 TV로 지켜보면서 열심히 운동을 했다. 이제는 직접 1군에 가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1군에 가서 다시 한 번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는 날도 고대하고 있다. 이민호는 2019년 양의지와 세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지만, ⅔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민호는 “투수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 선배와 호흡을 맞춰보는 게 꿈이지 않나. 그 전엔 제대로 못 맞춰봤는데, 올해 꼭 1군에 올라가서 함께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2012년 창단 멤버인 이민호는 2020시즌 우승이라는 팀의 역사적인 날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2020년 한국시리즈 6경기를 모두 TV로 지켜보면서 우승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해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랜 재활로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라면서 “이제 다시 시작인 것 같다. 지금처럼 안 아프고 남은 시즌 동안 준비 잘해서 1군 마운드에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복귀를 도운 팬과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민호는 "이전엔 계속 아프고 재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답답했는데, 퓨처스팀에서 감독님이나 코치님, 그리고 트레이너님들이 저를 전담 마크해주셔서 고생을 많이 해주셨다. 그분들 덕분에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서있지 않나 생각한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팬들에게 "정말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하다. 아직은 재활 끝난 지 얼마 안 된 단계라 '무언가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마지막까지 잘 준비를 해서 남은 한 경기라도, 마지막 한두 경기라도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마산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퓨처스팀,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