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한화만 만나면 어렵더라고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한화 올 시즌 한화 이야기만 나오면 유독 경계를 강화했다. 한화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펼친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KT는 유독 한화전 대진운이 없었다. 올 시즌 한화전 12경기에서 토종에이스 김민우와 네 차례, 외국인 투수 페냐, 라미레즈, 킹험과 네 차례 만나는 등 에이스 투수와 맞붙는 일이 잦았기 때문. 후반기 6경기 중 5경기(라미레즈-김민우-페냐-김민우-페냐)를 상대 에이스 투수와 만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상대전적 역시 5승6패로 KT가 열세에 처해있다. 물론, 전반기엔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지 못한 것도 있다. 하지만 완전체가 된 후반기에도 3승3패 호각세를 이룬 것을 본다면 KT가 한화에 유독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T가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팀은 LG와 키움, 그리고 한화뿐. KT에 한화는 최하위 팀이 아니다.
설상가상 KT는 정말 중요한 시점에서 한화를 다시 만난다. KT는 6일과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화와 운명의 2연전을 치른다. 순위싸움에 한창 예민한 9월, 더욱이 3위 도약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한화를 만나 계산이 복잡해졌다.
KT는 현재 4위에 머물러 있다. 8월말 키움을 제치고 3위로 도약했으나, 일주일 만에 다시 떨어졌다. KT가 NC, LG와의 2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고전한 사이, 키움이 8승2패의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다행히 최근 KIA와의 2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수습했지만, 여전히 키움과의 경기차는 1.5경기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분위기를 수습한 것은 한화도 마찬가지다. 삼성-KIA-키움에 내리 패하며 5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지난 주말 NC와의 홈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두 경기에서 17득점을 쓸어 담았고, 마지막 4일 경기에선 김민우가 완투승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비록 순위는 최하위지만 상대전적 우위에 분위기까지 오른 팀을 마주하는 KT로선 여간 달갑지 않다.
더군다나 KT는 이번 2연전에서 '천적' 선발들을 상대한다. 6일 한화의 선발은 라미레즈로, 지난 7월 22일 한 차례 만나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인 바 있다. 로테이션상 7일 선발은 장민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민재 역시 올 시즌 KT와의 4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61의 극강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KT의 로테이션도 나쁘지 않다. 6일 선발 고영표는 최근 11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중이고,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도 2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7일 선발은 엄상백이 유력한 가운데, 엄상백 역시 최근 경기(1일 LG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탔다. 분위기로나 상대 전적으로나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과연 KT는 '까다로운' 한화를 상대로 3위 탈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KT가 상대전적을 극복하고 우위에 설지, 한화가 천적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 고춧가루를 뿌릴지, 그리고 이번 2연전 결과가 향후 순위싸움에 어떤 영향을 가지고 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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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