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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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도시, LA

기사입력 2007.11.13 19:50 / 기사수정 2007.11.13 19: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그동안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며 몸값이 높은 FA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구단은 뉴욕의 두 팀이었습니다. 가장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었기에 거액의 선수들에게 관심을 표명할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어 닥치는 열기는 미국의 동부 끝의 대도시가 아닌 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대도시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뉴욕 다음으로 가장 큰 빅 마켓을 가진 LA가 바로 그 도시입니다.

그동안 뉴욕에 비해 스토브리그에서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에인절스와 다저스는 모두 구단주가 바뀌고 난 뒤,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보였습니다. 특히 에인절스는 최초의 히스패닉 출신의 구단주인 모레노가 에인절스의 주인으로 들어서면서 이전과 다른 스타군단으로 팀의 모습이 변해갔습니다.

명성에 비해 비교적 싼값에 영입했다고 하는 ‘타격선생’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비롯해서 작년에 여러 가지 논란을 뿌리치고 거액을 안겨주고 데려온 게리 매튜스 주니어까지 FA에서 돋보이는 선수들을 꾸준하게 하나둘씩 영입했던 팀이 바로 에인절스입니다.

그리고 현재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사진 오른쪽)의 영입이 가장 유력한 팀으로도 꼽히는 팀이 에인절스입니다. 사실 에이로드에 대한 에인절스 영입에 관한 입소문은 훨씬 이전부터 나왔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모레노 구단주가 에이로드의 영입에 관심을 표명했었고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 봐도 여러모로 에이로드와 가장 합리적인 기준에 정착하는 팀이 에인절스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에이로드에 대한 에인절스 구단의 방침은 꽤 신중한 편입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가 FA 시장에 나왔기 때문인데 에이로드와 겹치는 3루수이면서 나이도 훨씬 젊고 재능만 놓고 보면 오히려 에이로드보다 훨씬 전도유망한 미겔 카브레라가 FA 목록에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라 평가받는 에이로드라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는 구단은 현재 4군데 정도가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우선적으로 에이로드는 영입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천문학적인 몸값입니다.

에이로드는 양키스를 떠나면서 최종적으로 구단에 제시한 조건이 10년 계약에 3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가히 입이 쩍 벌어지는 금액이고 메이저리그 구단에 투자해 운영하고도 남을 정도의 액수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정도의 액수를 안겨줄 구단은 메이저리그에서 많지 않습니다. 스몰마켓을 연고지로 하는 구단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이고 빅 마켓을 연고지로 둔 부자 구단들만이 현실적으로 지급이 가능한 구단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인절스의 영입은 신빙성과 명분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된 계기 중 하나는 2007년 시즌에서 장타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 에인절스의 최대고민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존의 게레로와 함께 에이로드가 중심타선에 배치 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매니 라미레즈 - 데이비드 오티스의 무게감에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두 선수의 클러치 능력도 우선적으로 발전해야 되겠죠.

여기에 FA의 젖줄 팀인 플로리다에서 나온 카브레라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에이로드와 같은 3루수 포지션인데다가 나이도 이제 23세에 불과합니다. 가능성만 본다면 오히려 에이로드보다 훨씬 전도유망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다가 몸값역시 에이로드의 천문학적인 액수보다 부담감이 덜합니다.

그리고 에이로드를 노리는 팀들 중, 같은 연고지 팀인 다저스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신임 조 토레 다저스 감독은 에이로드와 자신의 유대관계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영입을 긍정적으로 표명했습니다. 또한 양키스 시절, 토레 감독의 추종자 중 한 명이 바로 에이로드였습니다. 그는 덕장인 토레 감독의 지도방식을 맘에 들어 했고, 양키스에서 토레 감독을 해임할 조짐이 벌어지자 “토레 감독이 떠나면 나도 양키스에서 떠나겠다.”라고 공언한 사실도 있습니다.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 하는 말은 전부다 진심이 아니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발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에이로드가 조 토레 감독을 신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가장 유력했던 에인절스 다음으로 에이로드의 발걸음이 가장 진일보하게 다가온 구단은 다저스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토레 감독이 다저스 감독으로 임명되면서부터 급속도로 높아져갔습니다.

그 외에 같은 서부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에이로드 영입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배리 본즈를 내보낸 그 자리에 대한 갈증이 결코 작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지의 입장을 놓고 보면 에이로드의 진로는 스토브리그 막판에 가서야 결정 날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에이로드의 중요한 변수인 미겔 카브레라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에이로드의 갈림길도 윤곽을 잡을 것 같습니다.

에이로드를 영입할 돈만 놓고 봐도 그 액수로 선발 투수와 미겔 카브레라 같은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야구의 형평성을 놓고 보면 에이로드 한 명의 가치보다 앞서 말한 것이 훨씬 값어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스토브리그에 뛰어든 구단들 중, 특히 LA를 연고지로 둔 두 구단의 시나리오는 치밀하게 짜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서로 눈치를 보며 저울추를 재어 보겠죠. 문제는 어느 구단에서 먼저 알찬 열매를 따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에이로드 영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에인절스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겔 카브레라를 비롯해 볼티모어의 메겔 테하다와 세인트루이스의 스캇 롤렌 등을 따져보고 투수의 영입도 생각해 볼 방침을 보이고 있습니다.

에이로드 한 명으로 치러야할 천문학적인 몸값을 좀더 효율적으로 쓰려고 하는 모색일 것입니다. 또한, 같은 연고지 팀인 다저스는 토레감독의 영입과 함께 에이로드 잡기에 뛰어들어 여러 가지 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에이로드가 LA 지역의 팀에 들어가느냐 아니면 미처 예상하지 못한 팀으로 이적하느냐는 이번 시즌에 풀린 다른 FA 선수들의 진로에 따라 변수가 보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팀에서 슈퍼스타의 가치는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답이 될 수는 없는 게 야구의 특징입니다. 에인절스와 다저스 중,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알찬 수확을 이룰 팀을 놓고 벌이는 두 팀의 경쟁도 주목할만한 사항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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