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여의도, 김정현 기자) 차범근도, 박지성도, 그 어느 누구도 오리지널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트로피를 만질 수 없었다. 오직 히바우두만이 본품을 만질 수 있었다. 누구나 어떤 트로피에 입을 갖다 댈 순 있어도 월드컵 트로피 만큼은 아무나 입맞출 수 없다.
코카-콜라는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트로피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방문한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 공개 미디어 행사를 24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했다.
이번 미디어 행사는 한국 코카-콜라 최수정 대표,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부회장,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FIFA 레전드 전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 히바우두(Rivaldo)와 함께 전 축구 국가대표팀 차범근 감독과 전 축구 국가대표 박지성이 참여해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의 성공적인 개최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특히 2002 FIFA 월드컵 한국 일본 주역으로 뛰었던 히바우두와 박지성, 두 레전드의 만남이 이뤄지며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날 오리지널 월드컵 트로피를 차범근과 박지성이 공개했다. 검은 천으로 가져려 있던 월드컵 트로피 케이스를 두 사람이 벗겼고 케이스 안에 있는 월드컵이 영롱함과 웅장함을 드러냈다.
이어 히바우두가 FIFA 앰버서더로 FIFA를 대표해 벤투 감독과 이용수 부회장에세 월드컵 트로피 레플리카를 선물로 증정했다. 벤투 감독은 작은 트로피에 승리의 기운이 작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오리지널 트로피를 만질 수 없었다.
이날 오리지널 월드컵 트로피를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히바우두 뿐이었다. 이는 FIFA가 만든 엄격한 규정 때문이다.
현재의 FIFA 월드컵 트로피는 1974 독일 월드컵부터 사용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3대 FIFA 회장이었던 쥘 리메의 이름을 따 '쥘 리메 컵'이 수여됐다. 지금의 형태와는 많이 다르다. 이 트로피는 순금 3.8kg으로 구성됐다. 현재의 트로피의 무게는 오직 순금으로 6.142Kg다.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우승국에게 전달되지만, 영구 소유권은 FIFA에 귀속돼 있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트로피는 시상식 때만 우승국에게 전달되고, 직후에는 FIFA가 회수해 본부 내 금고에 보관한다. 우승국에는 오리지널 트로필르 본 딴 FIFA 월드컵 위너스 트로피가 주어지며 이는 우승국이 영구 소장할 수 있다.
FIFA가 이토록 철저하게 오리지널 트로피를 다루는 이유는 이전 쥘 리메 컵이 두 차례나 도난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FIFA는 1970 월드컵 우승으로 통산 3회 우승에 성공한 브라질에게 쥘 리메 컵을 영구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국 잉글랜드에서 한 차례, 1970 멕시코 월드컵 우승국 브라질에서 한 차례씩 도난이 발생했다. 1983년 브라질에서 도난된 이후에는 FIFA가 월드컵 트로피를 영구 소유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당시 도난 당한 쥘 리메 컵은 지금까지도
또한 오리지널 월드컵 트로피는 FIFA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나 국가 원수가 아니면 아예 만질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러한 이유로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에는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FIFA 레전드로 참여하고 있다.
히바우두가 바로 FIFA 레전드 자격으로 이번 트로피 투어에 참여한 것이다. 그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로 참여해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에 일조했다. 특히 그는 당시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와 함께 3R을 구성하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히바우두는 이번 트로피 투어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트로피를 들며 취재진 앞에 포즈를 취했고 아무나 할 수 없는 트로피 키스 세레머니를 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사진=여의도 김한준 기자, AP/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