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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논란 속 감독판 공개…8부작vs6부작, 어땠나 보니 [엑:스레이]

기사입력 2022.08.13 13:3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감독판 전편이 편집권 논란 속에 12일 공개됐다. 

지난 6월 첫 공개된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리플리 증후군을 모티프로 한 정한아 작가의 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싱글라이더'의 이주영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안나'는 쿠팡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꾸준히 차지하며 최고 인기 시리즈로 자리잡았다. '인생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주연을 맡은 수지도 호평을 받았다. 또 원작 소설 '친밀한 이방인'까지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석권하며 역주행하기도 했다. 이에 쿠팡플레이 측은 확장판 공개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현재 공개되어 있는 6부작 형태의 '안나'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쿠팡플레이 측은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권리에 의거해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안나'의 내외적 이슈로 인해 감독판 공개에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반부: 인물 서사 빌드업 VS 빠른 전개와 몰입도

감독판 8부작의 커다란 줄기와 내용은 앞서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6부작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특히 기존 '안나' 2화까지의 내용이 감독판에서는 4화 초까지 이어진다. 즉, 감독판 2화 분량이 한 편으로 압축된 것.

이처럼 기존 6부작과 감독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물 서사 빌드업 과정과 속도감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게 더 좋다기보다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선호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부에는 어린 유미(최소율 분)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해왔는지 조금 더 자세히 그려졌다. 유미에게 영어를 가르친 외국인 여성과의 관계성부터 발레 콩쿨 대회에서 무대를 하는 유미의 모습, 전교 1등을 기념해 비싼 청바지를 사주려는 아버지를 말리는 고등학생 유미(수지)의 모습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밀도 있게 표현했다.

서울로 강제 전학을 가게 된 유미가 아빠에게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거 아니었다고"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또한 기존 6부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 1화에서는 유미가 가진 상처, 왜 이런 성격을 갖게 됐는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감독판 2화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미가 진상 손님을 맞이하는 장면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 답답한 고시원에서 컵라면을 삼키는 유미의 모습은 금수저 현주(정은채)의 철 없는 모습과 극적으로 대비됐다. 고시원 총무가 내조를 운운하며 한식 뷔페에 데려가는 장면은 유미가 왜 가짜 인생을 살게 되는지 결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유미는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현주의 호출에 달려갔다.

수능을 보는 장면, 입학식 사진을 찍는 장면, 대학에 붙었다는 거짓말 이후 대학교를 돌아다니는 모습, 삼수를 시작하는 모습, 정체를 들킨 연인에게 변명하는 모습,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신의 유학 비용을 대기 위해 동네 사람에게 돈을 꿨던 장면, 사이버대를 알아보는 장면, 직원들끼리 파티하는 장면 등도 추가됐다. 이처럼 유미의 처절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만한 순간들이 이전 '안나'에 비해 다수 추가됐다. 

물론 추가된 장면 전부 필요한지는 다소 의문이다. 기존 '안나'에서도 '거짓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던 유미의 심리 변화는 느낄 수 있다. 또 추가 장면 중 일부는 속도감을 현저히 떨어트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만약 8부만을 접한 이들이라면, 몇몇 장면은 꼭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할지도. 



# 후반부: 과거 에피소드 VS 불필요한 장면

감독판 후반부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각 캐릭터들의 과거 에피소드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5화에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배우는 현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심드렁한 현주에게 바이올린 선생님은 쓴소리를 했고, 현주는 값비싼 바이올린을 부쉈다. 6화에는 학교 선생님에게 폭력을 당하는 지원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원은 이유 없는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7화에서는 지훈(김준한)의 과거 서사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제대 후 집으로 돌아온 지훈은 엄마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6부작에선 지훈은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성공한 사업가로만 보여진다. 하지만 이들 또한 찢어지게 가난했던 것. 보험료도 월세도 못 내고있던 아버지의 모습에 분노했고,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며 부동산, 사업 등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처럼 이주영 감독의 입장처럼 감독판에서는 기존 6부작에서 볼 수 없었던 신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순서가 바뀐 장면 또한 다수 존재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만큼의 큰 차이는 없었다. 유미 그리고 유미를 둘러싼 캐릭터들의 서사가 더해지면서 이해도를 높였다.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전개가 일부 늘어지면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또 순서가 바뀐 장면들 역시 스토리의 흐름을 크게 해치지 않았다. 6부작이나 8부작,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고 장단점도 존재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작품을 훼손했다고 느끼기도 어려웠다. 



#시청자에겐 새로운 재미

감독판은 의도, 캐릭터의 과거와 서사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앞서 공개된 6부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빠른 전개로 궁금증을 자극했던 6부작에 비해 집중도는 떨어졌다.

특히 6부작을 먼저 접한 사람과 감독판으로 '안나'를 처음 만나는 대중이 느끼는 재미도 각각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에 대한 평가도 각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6부작도 그만의 매력과 재미는 분명했고, 8부작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6부작 '안나'는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20년 간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파격적인 스토리로 시선을 끌어모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스피디한 전개로 몰입을 더했다. '인생작'이라는 것 역시 6부작이 끌어낸 '훈장'이다. 

한 가지, '안나'를 통해 연기적인 부분에서 만장일치 호평을 받은 수지는 6부작이나 감독판이나 여전하다. 

편집권을 두고 쿠팡플레이와 감독이 팽팽히 맞선 상황, 이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오롯이 대중의 몫으로 남게 됐다. 

사진=쿠팡플레이, 엑스포츠뉴스 DB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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