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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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전술, 첼시의 챔스 꿈을 짓밟다

기사입력 2011.04.13 09:07 / 기사수정 2011.04.13 09:49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첼시의 오랜 꿈을 앗아갔다. 

맨유는 13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첼시를 2-1로 물리치고 1,2차전 합계 3-1로 대회 4강에 진출했다.

맨유는 모든면에서 첼시를 압도했다. 첼시는 두 경기 모두 이렇다 할 힘조차 써보지 못한 채 맨유에 4강 티켓을 내줬다. 이날 보여준 퍼거슨 감독의 번뜩이는 전술은  그가 왜 최고의 명장인지를 실감케 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1-0 승리를 거둔 맨유는 유리한 입장 속에 2차전을 준비했다.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던 홈팀 맨유로선 한 골차의 리드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1차전과 동일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변화라면 안토니아 발렌시아 대신 나니를 투입했고, 박지성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정도. 

첼시는 좌우 윙어 하미레스, 플로랑 말루다가 중앙으로 좁히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팀이다. 같은 4-4-2로 응수하는 맨유로선 중원 장악에서 여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윙어 박지성을 비롯해 최전방 투톱 에르난데스, 루니로 하여금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중원으로 밀집하는 움직임을 요구해 힘 겨루기를 시켰다.

퍼거슨 감독은 첼시의 주요 공격 루트라고 할 수 있는 말루다 - 애쉴리 콜을 견제하기 위한 적임자로 박지성을 내세웠다. 박지성은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두 명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퍼거슨 감독의 전략도 돋보였다.

1차전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 위주로 나설 거란 예상을 뒤엎었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마인드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전반 중반 이후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 경기 완급을 조절하는 패턴으로 변화를 줘 안정감을 더했다.  

후반에는 1-0 리드 상황과 하미레스의 퇴장까지 겹친 유리함을 십분 활용했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을 크게 좁히고 전체적인 무게 중심을 뒤로 내리는 전략으로 견고한 수비 블록을 쌓았다.

후반 중반 무렵에는 나니 대신 수비력이 뛰어난 안토니아 발렌시아를 투입해 퍼거슨 감독 각본의 시나리오에 마침표를 찍었다. 

퍼거슨 감독이 내놓은 중원의 긱스-캐릭 조합도 획기적이었다. 긱스와 캐릭이 중앙 미드필더로써 함께 출전한 경기는 그리 많지 않다. 평소 캐릭의 파트너로 폴 스콜스, 대런 플레쳐를 기용했었는데 퍼거슨 감독은 이날 긱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1,2차전 승리의 비결은 두 선수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캐릭은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플레이를 다시 재현했다. 포백 라인 앞에서 정확한 위치를 선점해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고, 민첩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 템포를 늦췄다.   

반면, 긱스는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많은 나이에도 엄청난 활동량을 과시했다. 특히 공격시에는 재빨리 측면 공간으로 침투해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다. 1차전 결승골과 2차전 에르난데스의 선제골 모두 긱스의 노련한 움직임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긱스의 공격 가담은 박지성의 중앙 커버로 처방했다. 8강 1,2차전에서 맨유가 터뜨린 3골은 모두 긱스의 어시스트였다.

이로써 맨유는 최대 고비였던 첼시와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들어올릴 기회를 잡았다. 퍼거슨 감독의 지략이 준결승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 퍼거슨 감독 ⓒ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엑스포츠뉴스 스포츠팀]
 



박시인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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