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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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냐, 나니냐' 퍼거슨의 선택에 맨유 운명 달렸다

기사입력 2011.04.12 15:07 / 기사수정 2011.04.12 15:33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박지성일까, 나니일까'

박지성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2차전을 앞두고 '박지성이냐, 나니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영국 현지에서 '나니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첼시의 공격력을 봉쇄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과연 그럴까. 박지성은 지난 31라운드 웨스트햄전,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연속 선발 출장했고 지난 주말 풀럼과의 32라운드에는 휴식을 취했다.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는 퍼거슨 감독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은 박지성 차례다.  

올시즌 퍼거슨 감독이 극히 모험을 꺼리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만 하다. 맨유는 첼시와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두고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차전에서도 수비를 두껍게 하고 단 한 번의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퍼거슨의 전략은 완벽히 들어맞았다. 

만일 맨유가 1차전에서 패했다면 박지성이 아닌 나니의 선발 가능성이 유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선제골을 내줘 위기에 봉착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분위기 반전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니를 조커로 남겨두는 게 효율적이다.

첼시는 최대한 공격적인 전술로 맞설 공산이 크다. 맨유 입장에선 첼시 공격의 줄기를 뿌리 뽑기 위해서 풀백의 오버래핑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임무에 가장 부합하는 적임자는 역시 박지성 밖에 없다.

첼시는 최근 4-4-2 포메이션 전환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좌우 윙어는 전형적인 터치 라인 돌파보다 중앙으로 치우치며 콤팩트한 운영을 가져가고, 측면의 빈 공간을 풀백들에게 맡긴다. 이에 따라 첼시의 풀백으로 출전이 예상되는 애쉴리 콜, 조세 보싱와의 공격 가담이 평소보다 자주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으로선 보싱와를 최대한 전방에서 압박해 그의 공격 가담을 억제해야 한다.

단순히 수비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공격시에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사이 공간에서 횡적인 움직임으로 수비를 분쇄하거나 기습적인 2선 침투로 부담을 줄 수 있다. 볼이 없는 곳에서 박지성의 능력이 훨씬 극대화되는 이유가 이러한 부분이다.

보싱와로선 박지성의 동선을 주시하지 않는다면 결정적인 찬스를 내줄 수 있어 움츠리게 되고, 공격 가담 타이밍을 놓쳐 빠른 전환이 어려워진다.

덧붙여 첼시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포진하는 하미레스는 말루다보다 중앙 성향이 강한 선수다. 이 점은 오히려 박지성에게 호재다. 박지성이 중앙으로 이동해 좌우 간격을 좁히면 첼시 프랭크 램파드의 볼 배급을 방해할 수 있고, 이 경우 맨유의 마이클 캐릭, 폴 스콜스의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강한 체력과 활동량을 갖춘 선수가 이러한 역할을 맡는 게 좋다. 이미 1차전에서 박지성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한 퍼거슨 감독으로선 나니 보다 박지성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퍼거슨의 선택에 맨유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진 = 박지성 ⓒ 맨유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엑스포츠뉴스 스포츠팀]



박시인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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