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우당탕탕'과 '권모술수'. 22일 고척 삼성-키움전을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온 이 단어들이 아니었을까.
키움 히어로즈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즌 10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2연패에서 탈출했으나, 삼성은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두 팀은 경기 중반까지 접전을 펼쳤다. 0-0 균형은 5회 무너졌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선두타자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고, 이후 김휘집에게 땅볼을 내주면서 실점한 것. 원태인은 2사 후에 김혜성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다시 1,2루 위기를 내줬다.
그러나 삼성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태인을 빠르게 내리고 경기 전 예고했던 대로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를 마운드에 올렸다. 외국인 선발을 불펜으로 쓰는 총력전으로 연패 탈출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수아레즈는 불안했다. 나오자마자 안타를 연달아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실점은 없었다. 적재적소에 구세주들이 나왔다. 수아레즈는 올라오자마자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실점 위기에 놓였으나, 우익수 구자욱이 강하고 정확한 송구로 홈 보살을 만들어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수아레즈는 선두타자 푸이그에게 큼지막한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그에게 또 행운이 따랐다. 타자주자 푸이그가 주루 도중 넘어지면서 삼성에 아웃 기회가 만들어진 것. 홈런인 줄 알고 느리게 움직이던 푸이그가 뒤늦게 2루까지 내달렸지만, 1루에서 우당탕탕 넘어지면서 2루에서 아웃됐다.
키움으로선 아쉬운 순간이었다. 바로 다음 타자인 송성문이 2루타를 때려냈기 때문. 푸이그가 살아나갔다면 달아나는 쐐기 득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푸이그의 아웃으로 득점 기회는 사라졌고, 이후 두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달아나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내용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삼성의 총력전 작전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허삼영 감독은 7회 더 큰 초강수를 뒀다. 퇴장을 불사한 격한 항의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 상황은 7회초 삼성의 무사 1루 기회에서 벌어졌다. 투수 양현의 견제구에 주자 박승규가 아웃을 당하자 허삼영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1루심에게까지 다가가 항의를 했다. 사유는 보크. 투수 양현이 세트 포지션에서 왼쪽 팔을 움직였다는 걸 지적했다.
이후 심판진이 모여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심판진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자, 다시 허삼영 감독이 나와 긴 항의를 이어갔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격한 동작으로 항의를 이어갔다. 항의는 5분 가까이 이어졌고, 결국 허삼영 감독은 심판으로부터 퇴장을 당했다. 1루주자 박승규도 그대로 아웃 판정을 받았다.
연패 탈출을 위한 허삼영 감독의 초강수. 하지만 초강수들도 통하지 않았다. 허 감독 퇴장 이후 삼성은 9회 김재성과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으나, 마무리 오승환이 9회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다시 동점을 내줬다. 10회엔 2사 1,2루에서 오재일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삼성은 11회말 1,2루에서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튕겨 나가는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패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우당탕탕과 권모술수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키움은 아쉬운 주루 플레이와 블론세이브 등으로 정신없는 경기를 펼쳤으나 결국 '우당탕탕' 승리를 거뒀고, 삼성은 연패 탈출을 위해 총력전과 감독 퇴장도 불사하는 총력전 '권모술수'를 발휘했으나 연패의 사슬은 끊어내지 못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