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팀에 너무 미안하다."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에게 올 시즌 전반기는 성적에 대한 아쉬움과 후배, 팬들을 향한 미안함으로 가득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5년 총액 54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더 강한 책임감 속에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지만 개막 후 뜻밖의 부진에 빠졌고 타율 0.220 51안타 1홈런 15타점 OPS 0.590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을 남겼다.
한화의 팀 리빌딩도 삐걱댔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여파 속에 전반기 25승 59패 1무, 승률 0.298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9위 NC와 격차가 8.5경기까지 벌어지면서 3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가 사실상 확정됐다.
한화는 투타 모두 10개 구단 중 가장 약했다. 팀 타율(0.243)과 평균자책점(ERA 5.06) 모두 꼴찌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 영향으로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었지만 한화만 예외였다.
최재훈은 이 모든 게 자신의 탓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는 "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팀이 전반기에 더 올라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가장 아쉬운 건 타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전반기에 못했던 만큼 후반기에는 정말 잘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운드의 부진 역시 "내가 주전포수로서 어린 투수들을 이끄는 입장이다. 초반에 잘 던지다가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잘 풀리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선배로서 멘탈을 다잡아주고 다독여주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재훈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후배들이 자신감을 잃고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다. 후반기에는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2명이 후반기 시작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주전 3루수 노시환이 부상을 털고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전반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화팬들을 생각하면 면목이 없지만 변함없이 보내주는 응원과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팬을 위해서라도 무기력하게 물러서는 일이 없도록 자신부터 달라질 것을 약속했다.
최재훈은 "우리가 더는 약한 모습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팬들과 상대팀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 기복이 있지만 함께 준비를 잘해서 후반기에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찾아 뵙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팬들이 우리 때문에 얼마나 크게 실망하셨을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선수들과 똘똘 뭉쳐서 더 강해진 모습으로 팬들께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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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