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수호신 고우석이 프로야구 별들의 축제에서 멋진 투구를 펼치고도 팬들의 야유를 받는 기묘한 상황이 펼쳐졌다. 물론 야유는 진심이 아닌 팬들이 경기를 즐기는 방식 중 하나였다.
고우석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 나눔올스타 소속으로 출전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고 상금 300만 원을 챙기고 기분 좋게 올스타전을 마무리했다.
다만 시상식 때 1루 쪽 드림올스타 응원석에서 야유가 쏟아지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물론 관중들의 야유는 고우석을 향한 질타가 아닌 투정과 웃음이 섞여 있어 모두가 웃을 수 있었다.
상황은 이랬다. 양 팀은 정규이닝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전은 공격을 무사 1·2루부터 시작하는 승부치기로 치러졌다. 드림올스타 벤치는 10회초 수비 시작 때 엔트리에 남아 있는 투수 오승환이 아닌 포수 김민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 팬 서비스 차원에서 김민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나눔올스타는 2사까지 득점을 얻지 못하면서 이닝을 그대로 마감할 위기에 몰렸지만 정은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정은원이 김민식을 무너뜨리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6-3의 리드를 잡았다.
류지현 나눔올스타 감독은 10회말 투수 고우석을 정석대로 투입했다. 이때 드림올스타 더그아웃에 있던 삼성 뷰캐넌이 그라운드로 나와 나.눔올스타 벤치를 향해 불만 섞인 제스처를 보여 팬들에게 웃음을 줬다.
1루 쪽 드림올스타 관중석에서는 나눔올스타도 야수를 투수로 투입하라는 의미의 야유를 쏟아냈지만 류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고우석은 최고구속 154km의 직구를 뿌리고 게임을 매듭지었다. 이대호는 고우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웃었다.
우수투수상 시상에 앞서 드림올스타 팬들은 김민식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결승 홈런을 내준 아픔을 재치 있게 위로했다. 김민식 역시 시상대로 뛰어가려는 퍼포먼스로 화답하면서 훈훈하게 올스타전에 마침표가 찍혔다. 고우석도 팬들의 장난 섞인 야유가 재미있는 듯 웃으면서 하루를 마쳤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