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2 19:11 / 기사수정 2007.10.22 19:11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힘들고 아픈 결정, 그러나 내릴 수밖에 없어'
지난 1999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펠릭스 호세는 자신에게 오물을 투척한 관중에게 방망이를 집어던지는 불상사를 일으켰다. 한국 야구 위원회(KBO)는 호세에게 '다음 시즌 10경기 출장정지에 벌금 300만 원' 징계 조치를 내렸다.
K리그에서도 이와 같은 불상사가 벌어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1일 울산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대전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울산 골키퍼 김영광은 대전 서포터스들이 수십 개의 물병과 오물을 그라운드에 던지자 물병 하나를 관중석에 던졌다. 김영광은 최광보 주심에게 물병을 맞았다는 액션을 취했지만 사건의 진위를 모두 파악한 최광보 주심은 김영광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영광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에서 눈물을 보이며 괴로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일으켰다. 물병을 투척한 대전 서포터스의 잘못도 크지만 공인으로서 팬을 기만한 자세를 보였던 김영광도 잘못이 크다. 그가 아테네 올림픽 주전 골키퍼와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라는 화려한 경력을 떠나 선수가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일벌백계가 불가피하다.
지난 3일 전남-인천의 FA컵 4강전에서는 인천 방승환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삼자 유니폼을 내던지며 항의한 사건이 벌어졌다. 대한축구협회(KFA) 상벌 위원회에서는 방승환에게 1년간 출전 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징계를 내렸다. 축구팬들은 방승환의 징계가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안정환 난입 사건과 인천-수원 침뱉기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K리그의 분위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방승환에게 엄한 징계를 내렸다.
김영광은 장차 김병지와 이운재를 이을 촉망받는 골키퍼지만 그를 용서하기에는 방승환의 엄한 징계가 무색하게 된다. 방승환 사건과 다른 내용의 사건을 일으켰지만 팬들에게 물병을 던진 행위를 용서할 수는 없다. 방승환 사건이 모두 아물기 이전에 벌어진 점에서 김영광의 엄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4세의 김영광을 징계하는 것은 힘들고 아픈 결정일지 모른다. 그러나 K리그의 분위기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그에게 차가운 징계를 내려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일이 K리그에 또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
[사진=관중으로부터 물병을 맞은 김영광이 화를 내고 있다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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