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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첫 홈런 김현수, '아기곰은 직구를 좋아해'

기사입력 2007.10.16 17:14 / 기사수정 2007.10.16 17:14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신고 선수 출신 2년차 좌타자 김현수(19. 사진). 그는 신일고 시절 2005년 고교 최고 좌타자 중 한 명이었다. 

공, 수, 주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덕수정보고의 김문호(롯데 자이언츠)도 경쟁자로 꼽혔으나 고교 야구를 지켜본 야구인들은 나무 배트 타율이 .235에 그쳤던 김문호보다는 선구안이 나이 답지 않던 김현수의 타격에 더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느린 타구 판단 능력으로 인해 외야 수비 범위가 좁아 2차지명에서 외면받은 김현수. 그는 2005년 말 두산의 신고 선수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 들어섰다. 고려대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그리고 2년 뒤인 2007년 10월 15일. 김현수는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 말 비거리 125m짜리 우월 동점 솔로포를 작렬하며 팀의 9:5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273 5홈런 32타점을 기록한 김현수. 15일 홈런까지 포함해 2007년 김현수가 그려 낸 6개의 아치는 모두 상대 투수의 직구를 노려쳐 만든 홈런이다.
 
김현수는 지난 7월 15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 초 송은범의 151km/h짜리 바깥쪽 직구를 걷어올려 우월 1점홈런으로 '프로 마수걸이포'를 뽑아냈다. 8월 23일에는 SK 선발 케니 레이번의 142km/h짜리 바깥쪽 직구를 쳐 비거리 125m에 달하는 큼지막한 우중월 투런을 때려냈다.

9월 이후에는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9월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 전(125m 중월 솔로포, 조정훈의 144km/h 직구)과 21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 전(110m 좌월 2점, 마일영의 140km/h 직구), 그리고 지난 1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전(125m 우월 2점, 임경완의 142km/h 직구)까지 3개의 홈런을 더 추가했다.

거기에 15일 노련한 한화의 에이스 정민철에게서 뽑아낸 홈런까지. 공교롭게도 모두 직구였다. 6개의 홈런 모두 직구 구위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투수들에게서 뽑아낸 것들이다.

게다가 6개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19.17m에 달한다. 홈런 평균 비거리로는 국내 타자들 중 최고 수위를 다투는 팀의 주포인 최준석(125m)과 김동주(122.63m)와 비교했을때 심하게 뒤떨어지지 않는 기록이다. '파워 포텐셜'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단, 15일 뽑아낸 홈런은 정규 시즌에서 때린 5개의 홈런과는 차이점이 있다. 바로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으로 향한 직구를 때려냈다는 것. 이전의 홈런들이 손목 임팩트 순간을 이용하기 보다는 그저 팔 힘으로 밀어붙인 홈런이라면 정민철에게서 빼앗은 홈런은 손목힘을 어느 정도 이용해 걷어올린 홈런이라는 점이다.

김현수는 매끄러운 타격폼,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그려놓고 공을 고르는 능력에서는 야구인들로부터 어느 정도 점수를 얻은 타자다. 그러나 임팩트 순간 손목에 힘을 제대로 모으지 못해 홈런을 뽑는 능력은 뒤떨어진다는 평을 얻었다.

정민철의 낮은 직구를 손목을 이용해 홈런을 만든 김현수. 경험이 쌓이면서 낮은 공도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다만, 아직도 아쉬운 점이라면 타석에서의 참을성이 지나쳐 좋은 공을 그대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 중반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느낌이지만 자기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고수하다가 쳐도 되는 공을 흘려보내는 장면을 아직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타자다. 약관의 나이에 한 팀의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차고 성장하고 있는 김현수.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두산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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