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박)세혁이 다음 포수가 될 확률이 높죠.”
2010년대 중반부터 두산 베어스는 ‘포수 왕국‘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왕조를 구축했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과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현 NC)에 현재 박세혁까지. 투수친화구장인 잠실에서 탄탄한 안방을 구축하면서 숱한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박세혁의 나이도 어느덧 33세가 됐다. 2019년 양의지가 팀을 옮긴 나이와 같아졌다. 세대교체를 거론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박세혁의 뒤를 이을 선수도 조금씩 윤곽이 나와야 하는 상황. 이때 사령탑이 입을 열었다. “박세혁의 뒤를 이을 확률이 높다”는 포수를 콕 집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를 두고 “1군에서도 차분하고 괜찮게 경기하더라”며 칭찬했다.
김태형 감독의 칭찬을 받은 선수는 1998년생 6년차 포수인 박유연(23)이었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유연은 데뷔해인 2017년과 2019년 5경기에 나섰고, 군 제대 후인 2022년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으며 성장했다.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은 박유연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선발 포수 마스크도 세 차례 쓰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감독의 칭찬을 받은 박유연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감독의 믿음에 “정말 감사하다. 예전엔 빠릿빠릿하지 못해서 감독님께 많이 혼났는데 이제는 순발력도 생기고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하다 보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믿어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라며 활짝 웃었다.
본인의 장점을 묻자, 잠시 고민하던 그는 “투수를 편하게 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가 자신을 든든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군(현역)에서 열심히 몸을 불렸다. “포수는 투수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덩치가 있어야 한다”는 코치의 조언을 들은 그는 77kg였던 몸무게를 탄탄한 근육과 함께 89kg까지 늘렸다. 복귀 후에도 꾸준히 보강 운동을 하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다고.
꾸준하고 끈질긴 노력 끝에 기회를 받은 박유연은 현재 1군에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포수 지도에 능한 김태형 감독과 잔뼈가 굵은 박세혁 등 베테랑 선수들의 조언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선배들의 조언과 여러 데이터를 통해 볼배합 등 투수를 리드하는 방법을 꾸준히 배워가면서 자신의 ‘감’도 조금씩 키우고 있다고.
그는 “우리의 데이터도 있지만, 타자들 역시 우리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그날, 그 순간의 타자들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면서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어려운 것도 많은데 감독님이나 형들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주신 덕에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웃었다.
박유연의 목표는 역시 '1군에서 오래남기'다. 그는 "경험이 더 쌓여야 한다. 경기에 안 나갈 때도 보고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1군에서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라면서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