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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도 잡고 절도범도 잡고, 이렇게 매운 '소금' 본 적 있나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6.02 07:04 / 기사수정 2022.06.02 01:45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엔 항상 이 선수가 있다. 바로 팀의 키스톤콤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내야수 오선진이다. 

오선진은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1회 귀중한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면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이던 2사 1,2루에서 2타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고, 이후 팀이 2-3까지 쫓긴 것을 감안한다면 오선진의 이 2타점 적시타는 팀에 꽤 중요했다. 아울러 최근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하며 역전패를 당한 경기가 많은 삼성에 이 적시타는 큰 의미가 있었다. 

오선진의 활약은 이날에만 그치지 않는다. 29일 5연패 중 맞이한 잠실 LG전에선 5회 선두타자 안타로 2득점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7회엔 선두타자 안타로 5득점 빅이닝의 시작점 역할도 해냈다. 25일 대구 KIA전과 28일 잠실 LG전에선 선두타자 안타로 추격 득점까지 만들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80, 출루율 0.429을 기록하며 팀에 소금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오선진이다. 


◆ 상승세에도 겸손, 계속되는 오선진의 '소금론'

지난 31일 만난 오선진에게 최근 활약의 원동력을 묻자, 오선진은 오히려 "아직 잘한다고 말 못하겠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라며 수줍게 고개를 내저었다. 최근 기록을 언급하며 재차 물어도 그는 "아직 멀었다"라며 수줍게 웃을 뿐이었다. 시즌 초 활약할 때 "어느 위치에서든 소금 같은 존재가 되겠다"라며 겸손해 했던 그는 최근 다시 찾아온 상승세에도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며 수줍게 웃었다. 

오선진은 올 시즌 김지찬과 신인 이재현의 등장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4월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백업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을 지킨 바 있다. 하지만 그러던 중 부상이라는 시련도 찾아왔다. 4월 중순엔 늑간근 손상으로 6주 이탈 진단을 받으며 잘 나가던 페이스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허삼영 감독도 "팀에 소금 같은 존재였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오선진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선진은 "부상 이탈 막판에 사실 몸이 안 좋았는데 참고 뛰려고 했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돼서 빠졌는데 진단 결과가 아쉽게 나왔다. 뭔가 해보려는 상황에서 아쉬웠다"라면서도 "기분 안좋게 있느니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게 회복이 더 빨리 될 것 같아서 그저 회복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예상보다 빨리 돌아와 잘 해낼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 "지찬아, 세리머니 할래..?"

그렇게 돌아온 오선진은 부상 공백이 있었냐는 듯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소금' 같은 존재가 돼가고 있다. 허삼영 감독은 주전 유격수를 고정하진 않지만, 최근 오선진을 유격수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3루수와 2루수를 오가는 유틸리티 능력도 여전하다. 오선진은 선발 출전이든 대타, 대수비 등 전천후 역할도 충실히 해내며 자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수비에서는 올 시즌 주전 2루수로 거듭난 김지찬과 새롭게 키스톤콤비를 이루는 데도 호흡 문제는 전혀 없다. 오선진은 김지찬과의 호흡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라운드에서 끊임 없이 이야기하려고 노력 중이다.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또 편하게 다가와 달라고도 얘기한다. 그래서 더 편해졌고 호흡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김지찬은 홈 경기에서 김상수, 이재현과 호흡을 맞출 땐 국민의례 직후 자신들만의 세리머니를 진행하는데, 오선진과는 아직 그런 세리머니는 한 적이 없다. 오선진은 "굳이 하자고 말하려는 건 아닌데"라고 웃으면서도 "지찬이가 하자면 하고싶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 절도범 잡은 오선진, 경찰로부터 표창장까지

한편, 오선진은 오는 3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경찰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다. 오선진은 지난달 11일 지인의 가방을 도난한 절도범을 뒤쫓아 직접 경찰에 인계한 성행을 펼친 바 있다. 이에 대구 동부경찰서는 감사의 의미로 오선진에게 표창장을 수여한다. 다만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의 부탁으로 행사는 경기에 앞서 구장 로비에서 간소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오선진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이냐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표창장을 받는다니까 얼떨떨하다"라면서 웃었다. "내가 표창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라고 하지만 충분히 표창장을 받을 만한 선행이다. 상승세에 주전 유격수, 표창장까지. 올 시즌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오선진이다. 이토록 매운 '소금'이 또 어디 있을까. 그러나 오선진은 그럴수록 겸손을 강조했다. "더 잘해야 한다"를 반복하면서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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