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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홈런→정식선수, '72번째' 3년차 빅또리 "더 용기내볼게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5.16 16:03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KT 위즈의 2020시즌 2차 8라운더(전체 72순위) 내야수 문상준이 드디어 꿈을 이뤘다. 육성선수 신분이었던 그는 지난 14일 정식선수 등록과 함께 1군에 등록, 15일엔 대주자와 대수비로 출전하면서 생애 첫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1군 등록은 14일이지만, 문상준은 지난주에 이미 1군과 동행하고 있었다. KT는 2017년부터 2군 선수들에게 1군 견학을 시켜주는 ‘빅또리 투어’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문상준은 올 시즌 세 번째 주인공으로서 지난 11일 광주 KIA전부터 1군과 동행하고 있었다. 

견학이라고 더그아웃에 가만히 앉아 분위기만 체험하는 투어는 아니었다. 문상준은 경기 전 훈련에도 직접 참여하며 1군 스케줄대로 모두 소화했고, 타격 훈련 마지막 조에 속해 이강철 감독과 1군 코치진 앞에서 직접 타격 재능을 뽐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문상준은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사흘 뒤 꿈에 그리던 1군에 등록되는 기쁨을 맛봤다.


물론 1군 훈련 눈도장만으로 1군에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 문상준은 올 시즌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가능성을 뽐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군 경기 100여 경기에 나서 1할 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타율 0.281(64타수 18안타),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지난 7일 2군 경산 대구전에선 만루 홈런까지 쏘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레그킥이 그의 타격 성적을 바꿨다. 문상준의 타격 폼의 특징은 길게 가져가는 레그킥이다. 이전엔 레그킥을 짧게 뻗었으나, 올 시즌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타이밍과 밸런스가 잡히며 성적도 확 좋아졌다. 2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본인이 직접 찾은 타격폼으로서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는 2군 코치진들의 격려에 자신의 폼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행착오와 성장을 거듭한 그는 데뷔 3년 만에 꿈에 그리던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캠프 때 도중 합류하며 1군 훈련을 경험하긴 했지만,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와 수원 KT위즈파크 등 1군 경기장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라오기 전부터 떨렸다는 그는 “훈련만 하는데도 너무 재밌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직접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면서 1군 경기 출전을 간절히 바랐다. 


문상준은 자신의 장점으로 수비를 어필했다. 그는 “제일 자신 있는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군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다 봤다. 강한 어깨와 포구, 수비 스타트도 자신 있다”라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배울 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1군에 오니 확실히 다들 기본기가 탄탄하고 섬세한 것 같다. 1군 선수들처럼 되려면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핸드 수비나 선구안 등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상준은 1군에서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1군에는 유격수 심우준은 물론, 베테랑 박경수 등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내야수들이 많다. 이제 1군에 막 올라왔기에 먼저 다가가려면 용기가 많이 필요하지만, 어렵게 1군에 올라온 만큼 용기를 더 내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열심히 성장해서 “공이 내쪽으로 오면 ‘아웃이구나’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 정도로 안정적인 내야수가 되는 게 꿈이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경기 전 이렇게 각오를 다졌던 그는 15일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6회 신본기의 대주자로 1군 데뷔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7회초 대수비에 8회말 타석까지 소화하면서 경기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데뷔전이라 긴장한 탓일까. 8회말 타석에선 번트 실패에 이어 허무한 스윙으로 물러났고, 수비에서도 다소 느린 동작으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10회말 타석서 행운의 2루타를 때려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채 데뷔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광주,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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