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t 위즈 4번타자 박병호가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통산 6번째 홈런왕 등극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자신을 영입한 kt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중이다.
박병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kt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롯데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린 기세를 이어 시즌 8, 9호 홈런을 하루에 몰아쳤다. 롯데 한동희(7홈런)를 제치고 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리며 2019 시즌 이후 3년 만에 홈런왕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박병호는 경기 후 "게임 초반 상대 선발투수 곽빈의 공이 너무 좋아서 적극적으로 타격하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게 잘 맞아떨어졌다"며 "홈런을 떠나 팀이 필요할 때 승리에 힘을 보태는 타점을 만들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개막 후 28경기 타율 0.276(98타수 27안타) 9홈런 22타점 3도루 OPS 0.926으로 리그 최정상급 거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kt와 3년 총액 30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키움에서 둥지를 옮긴 가운데 '효자 FA'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키움 소속이던 최근 2년간 개막 직후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마음고생을 했다. 2020 시즌은 첫 한 달 동안 타율 0.212 5홈런 12타점, 작년에는 타율 0.200 4홈런 11타점에 그쳤다.
이 때문에 kt로 이적한 올 시즌에는 초반 부진 징크스를 탈피하기 위해 겨우내 단단히 준비했고 현재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가 제 몫을 해주면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박병호의 역할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kt 역시 지난겨울 박병호를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올 시즌 초반 팀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었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박병호까지 없는 타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kt의 투자는 4~5월 이미 결실을 보고 있다.
동료들의 신뢰도 두텁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병호 형이 우리 팀에 온 효과가 확실히 느껴진다. 타격 페이스가 살아나면서 홈런도 많이 쳐주시고 1루 수비에서도 큰 도움을 주셔서 투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선배를 치켜세웠다.
박병호는 일단 현재 활약에 들뜨기보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싶다는 입장이다.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병호는 "지난 2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힘들었는데 올 시즌을 끝낸 뒤에는 스스로 만족하는 한 해가 돼서 웃으며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kt 팬들이 내가 이 팀에 잘 왔다는 평가를 해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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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